2010년 7월 31일 토요일

학습효과? 설마...

프레시안 기사를 본 후 모처럼 정치 얘기할 마음을 먹게 되었다.


내 첫 반응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 내 말이... "

일부만 옮겨 놓으면

" ... 이 대통령이 매년 며칠 간의 휴가를 떠나긴 했지만 청와대는 항상 "휴가지에서도 일을 챙길 것이다", "이러이러한 지시사항을 내려놓고 갔다"고 부연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단서도 없을 뿐더러 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공무원들이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하라"고 수차례 강조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 대통령은 또 "선진일류국가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문화, 인격, 윤리와 같은 가치가 동반돼야 한다. 공직자는 공직자 윤리를, 기업인은 기업인 윤리를 지켜야 선진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취임초부터 '국격' '선진화' 운운하던 양반이라 큰 감동을 주진 못한다. 과연 그 스스로 '문화, 인격, 윤리 같은 가치'에 큰 무게를 두고 살아 왔는지, 그런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어 왔는지에 대해 긍정적 대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early bird 증후군"이었나... 그런 말이 생기고, 제발 좀 쉬어야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가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나왔던 터라, 1주일이라도 휴가를 떠나'신'다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임기를 절반 정도 보내면서 깨우치'신' 바가 있는 것인지... 최근 '전경련'과 약간의 '갈등'도 그렇고... 기대치를 저 밑바닥으로 내려 놓은 탓인지 이런 사사로운 얘끼에도 반가운 마음이 '급' 드는 것이다.

죽은 적이 없는 4대강을 살리겠다는 이 해괴망칙하고 천박한 - 그들이 좋아하는 표현으로 후진국적인 혹은 '선진일류국가'가 되는데 역행하는 - 발상에 여전히 역겨움을 금치 못하고 있지만, 상태가 악화되지는 않고 한 두가지 만이라도 배워 나가면 그게 어딘가 싶은 것.

최근 발간된 자서전에서 김대중 전대통령은 2MB에 대해서 혹평을 했다고 하던데, 그런 평가가 기록으로 길이 길이 남는 것,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남은 기간 다른 것 보다 역사 공부에 매진하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는 바다. 그래서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역사적 평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시길...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더 큰 문제는 '차기'다. 진정한 학습효과는 유권자, 시민, 국민 - who are these people? - 들이 얻어야 한다. 그리고 '차기 대권주자들' '정치인들'이 그래야 하고...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떤 세력이 정권을 잡건 역사의 큰 물결을 되돌려 놓을 수는 없을테고, 정치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갖는 것 자체가 매우 '후진국'적인 현상인 것도 분명 맞는 얘기지만, 조금이라도 덜 챙피하면서, 더 세련된 선진국형 대통령을 갖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급만 되도 좋으련만...

근대성, 주변부의 경우

사회학에서 핵심 개념 하나만을 얘기하라면 난 주저하지 않고 '근대성'('모더니티', modernity,
Modernität)을 꼽겠다. 그리고 근대 이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근대성은 - 동어반복인가? 근대 이후로 확산되는 근대성? 근대 이전에도 근대성이 발견되는가? 물론 이 모든 건 정의하기 나름이지만, 그렇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 유럽에서 시작되어 유럽 밖으로 확산되었고 이제 지구 전체를 지배하다시피하고 있다는 점을 기꺼이 인정한다 (미국얘들이 좀 서운할 수도 있겠다. 뭐, 베네틱트 앤더슨이 얘기하는 'imagined community'로서 근대국가는 결국 미국의 전형적인 모델이니 어쩌니 하는 논의도 있는 것 같은데... 좋다. 어쨌든 근대성의 뿌리는 유럽이지만 미국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고, 더 나아가 유럽의 근대성이란 것도 비유럽의 존재와 비유럽과의 교류를 빼고선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고려한다면, 유럽이 근대성의 연원인 것 분명하지만 그들의 힘만으로 만들어낸 창작품이 아니란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비서양에이 경우 이 근대성은 참 다루기 힘든 물건이다. 수입, 확산되었다고 얘기하려니 자존심이 상하고, 그래서 뭔가 전통에서 근대성의 특징을 찾아내 보려고 애를 쓰기고 하고, '아시아적 가치'처럼 때론 아애 다른 근대적 모델을 주장하기도 한다. 난 모두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반세계화'운동이 현실이된 '세계화'를 보여주는 모습의 하나에 불과하듯, 아시아 근대성, 한국 근대성을 찾는 노력이 성립한다는 사태 그 자체가 이미 근대성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래서 유럽산 '단일한 근대성'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지역적 차이는 이 이 단일한 근대성의 변이로 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varieties of modernity (O), multiple modernities (x)].
그렇다면 비서양에서 근대 이전, 보통 '전통'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근대성의 유럽, 혹은 북미까지 포함시켜서 서양 출신으로 이해할 경우, 어쩔 수 없이 그 '나머지'(the rest)는 서양에 대한 '타자'로서 인식될 수밖에 없다 (Weste/ the Rest; Western/ Easter or non-Western, 혹은 중심부/주변부 center/periphery). 뭐, 심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지만, 까짓건 일단 쿨하게 인정해 버리도록 하자]. 우선 유럽산 근대성의 여러 특성의 - 제도, 문화 등 - '수용'에 영향을 미친다. 유럽산 근대성이 비유럽/비서양에 단순히 '이식'되지 않는다는 것. 전통사회는 이미 그 내부적으로 충분히 복잡하고 다양한 제도,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서로 친화성을 보이는 방향으로 수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제도,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 이른 바 글로컬라이제이션 (glocalization).
그리고 이제 세계화, 근대화, 근대성의 확산도 새로운 단계를 맞이하는데, 유럽에 그 뿌리를 둔 근대성이지만 이제 근대성의 진화 과정에서 그저 수용자/소비자 역할을 하기만 했던 주변부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주변부/중심부의 구분을 서양/비서양으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이젠 '근대성'을 얘기하면서 괜히 주눅들어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세계사회의 문화(=근대문화) 생산/유통/소비에 있어서 중심부/주변부 경계를 긋기 애매해지고 있다 [아, 그전에 근대성을 사회구조와 문화, 두 측면으로 구분할 수 있음을 언급했어야 했는데... 어쨌든 사회구조는 유럽산 그 틀이 여전히 유효한 것 같고 - 그것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얘기해야 진정한 '포스트모더니스트' - 문화는 원래 유연한 차원이니까...].
...

2010년 7월 25일 일요일

"어린아이 나무라지 마라. 네가 걸어왔던 길이다. 노인 너무 무시하지 마라. 네가 갈 길이다"

- 배우 박중훈씨 어머니 -
"성공은 내가 놀고 있는 건지 일하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 없을 때 찾아온다"
- 워렌 비티 -

"거룩하고 신성한 일
심각한 일
중요한 일도
장난삼아 하는 게 좋아 "
- 김창렬 -

ps) 워렌 비티. 유명한 영화배우라는데 잘 모르기에 패스. 어쨌거나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 받으니까, 저런 얘기가 돌겠지.. 그런데 '성공'은 어떤 '성공' 의미로 하신 말씀?
'노래하는 창렬이'... 가 아니라면 김창렬님도 모르기는 마찬가지. 비슷하게 이해될 수 있는 "말씀'이라 나중에 덧붙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