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24일 목요일

교회가 영리업체와 학원 운영?

"종교를 목적으로 한 교회가 영리 업체와 손을 잡고, 학원을 운영한다면 비영리 사업에 해당할까.
최근 전북 익산의 한 교회가 사설 영리 전문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교회 교육복지관에서 영어 학원을 운영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이는 "현행법 규제 조항 없어 전국 확대 가능"하단다.

영리업체와 손을 잡는 정도가 아니라 아애 교회가 교육관에 영어도서관을 만들고 적지 않을 돈을 받으면서 도서회원과 프로그램 참가자를 모으는 곳도 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을 수도 있고, 이런 공급이 잠재적 수요를 끌어 내는 지도 모르겠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거라면 더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왜 영어 뿐이랴. 어지간한 규모의 교회에선 각양 각종 취미활동,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큰 교회에서 서점, 커피숍을 보는 것 더 이상 놀랍지 않은데, 심지어 교회건물1층에서 핸드폰을 파는 경우도 있다. 이러다간 은행, 여행사까지 들어오지 말라는 법 없다. 대학에 쇼핑몰(?)이 들어왔다는 얘기도 들은 것 같은데 그런 변화엔 뭔가 통하는 게 있다.

이런 기사도 있다. “목사들, 성서 속 숨은 세계 못 찾으니 헌금·성공 얘기만 하지 …” 『설교란 무엇인가』 펴낸 정용섭 목사...

신앙과 영성의 끝자락이라도 잡으려고 발버둥치는 교회공동체라면 오지랖이 그렇게 넓을 수가 없을 텐데... 안타까운 현실이다.

ps) 교회에서 주관하는 영어교육은 새로운 현상이라 관심을 갖게 되지만, 사실 많은 교회가 운영하는 유치원도 비슷한 관점에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소속만 교회일 뿐 교회 밖 유치원과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지 않다. 소외계층에게 혜택을 준다던가 하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큰 교회의 경우 예배당을 예식용으로 '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일반 예식장 대여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기사를 읽은 적도 있다. 만고불변의 진리는 핵심, 본분, 본질에 충실하라는 것. 교회가 교회다움이 무엇인지, 그게 어떻게 드러나야 할지 고민하지 않느다면 교회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교회가 교회다움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때 예배당에 달려 있는 붉은 십자가는 더할나위 없이 초라해 보인다.

2011년 2월 21일 월요일

Jacques Derrida (1930 – 2004)
자꾸 때리다! ㅋ

2011년 2월 15일 화요일

비슷한 시간에 수영을 하는 터라 자주 보게 되는 아저씨. 얼굴을 익힌 후 처음 눈인사를 나눌 때 기다렸다는 듯이 직업에 대해서 묻더니 오늘은 마침내 나이를 묻는다 (그 둘만큼 나를 아프게 하는 질문이 또 있을까. 흑흑). 아마 그 동안 그 질문이 오랫 동안 입 안에서 맴돌고 있었으리라. 이름은 몰라도 나이, 직업 정도는 알고 있어야 상대방을 자신의 인맥 지도 어디쯤 배치할지 답이 나오는 모양이다. 더 엽기적인 일도 있었다. 이 블로그에 언제가 기록한 적이 있는데... 독일 체류 시절, 통역을 위해서 독이로 출장 나온 한국 남성 3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자마자 한 분이 대뜸 한국에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묻는 것 아닌가. (독일에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그런 경우를 상상하기 어려웠기에) 얼떨결에 학교 이름을 얘기했는데, 그제서야 내 '정체'를 파악했다는 듯 그 양반들 얼굴에 은은히 퍼지던 의미심장한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정보를 중시하게 만드는 한국적 상황이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분명히 바뀔 것이고... 어릴 적, 어른들은 내게 곧잘 아버지 존함, 본관 이런 걸 묻곤 했었다. 지금 그런 식으로 아이게게 말을 거는 어른들 보기 어렵잖은가.
이제 "그렇다면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을 알기위해서 어떤 질문을 던지지?" 같은 자기성찰이 이어질 차례이나 이번은 쉬기로 한다. 가끔씩 그러기도 해야~

2011년 2월 12일 토요일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 스산한 가을날이 생각나는... 골목 한켠엔 녹을 줄 모르는 눈이 남아있는 그런 날이 계속되지만 봄보다는 이 노래가 어울리는 가을이 더 그립다. 매력적인 목소리와 기타소리. 영상 속 두 중년의 모습이 참 보기 좋다. 그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이 먹을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큰 축복인가. 안 그렇수, 형님들?

이 노래와 비슷한 분위기라고 우기면서 역시 좋아하는 노래는 Bruce Springsteen의 Streets Of Philadelphia. 원래 그 양반 노래를 찾아 듣지는 않는데 이 노래엔 사람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가사가 너무 음울해서 대중의 큰 호응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쩌면 바로 그 이유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막상 영화는 나중에 봤는데 이 노래를 배경삼아 도시 뒷골목을 비추던 도입부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 이들 노래,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로 내가 연결짓는 영화로 "reign over me"가 있다 (Mike Binder 감독, 2007). 완성도 높은 영화는 아니지만 역시 영화 속 거리 풍경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람들과 차로 북적북적한 뉴욕 거리를 '이름 모를' 특이한 '운송수단'(ㅋ)을 타고 다니던 주인공. 그러면서 그는 늘 큼지막한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음악은 외부 세계로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수단이자, 홀로 남겨진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였던 것. 이런 음악, 영화의 분위기와 연결되는 개인적 기억으로는... 이 영화 속 거리 풍경보다는 훨씬 더 깨끘했지만 늦가을에 잠시 머물렀던 밴쿠버. 아마 그 때 마음 상태 때문이었으리라. 그 개인적 기억이 이런 풍경과 연결되어서 떠 오르는 까닭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