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시간에 수영을 하는 터라 자주 보게 되는 아저씨. 얼굴을 익힌 후 처음 눈인사를 나눌 때 기다렸다는 듯이 직업에 대해서 묻더니 오늘은 마침내 나이를 묻는다 (그 둘만큼 나를 아프게 하는 질문이 또 있을까. 흑흑). 아마 그 동안 그 질문이 오랫 동안 입 안에서 맴돌고 있었으리라. 이름은 몰라도 나이, 직업 정도는 알고 있어야 상대방을 자신의 인맥 지도 어디쯤 배치할지 답이 나오는 모양이다. 더 엽기적인 일도 있었다. 이 블로그에 언제가 기록한 적이 있는데... 독일 체류 시절, 통역을 위해서 독이로 출장 나온 한국 남성 3인을 만난 적이 있었다. 가벼운 인사를 나누자마자 한 분이 대뜸 한국에서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 묻는 것 아닌가. (독일에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그런 경우를 상상하기 어려웠기에) 얼떨결에 학교 이름을 얘기했는데, 그제서야 내 '정체'를 파악했다는 듯 그 양반들 얼굴에 은은히 퍼지던 의미심장한 미소가 기억에 남는다. 그런 정보를 중시하게 만드는 한국적 상황이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분명히 바뀔 것이고... 어릴 적, 어른들은 내게 곧잘 아버지 존함, 본관 이런 걸 묻곤 했었다. 지금 그런 식으로 아이게게 말을 거는 어른들 보기 어렵잖은가.
이제 "그렇다면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을 알기위해서 어떤 질문을 던지지?" 같은 자기성찰이 이어질 차례이나 이번은 쉬기로 한다. 가끔씩 그러기도 해야~
출신학교를 묻는 치졸함을 넘어서서 담당교수이름까지 묻고 나중에 그런 교수가 있었는지 확인까지 해 봐야하는 사람이 있다면 믿으시겠는지? ㅎ 예. 제 주위에 있습니다. ^^
답글삭제다행히 그 정도로 '앞서가는' 분을 직접 대면할 일은 아직 없었네요.^^ 요즘 '신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결국 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거짓말'에 너무 관대한 사회아니던가요. 권력구조 정점에 있는 그 분부터 말입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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