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대4로 진 팀에게 오늘은 15대 4로 이겼다. 기아... 득점 장면을 챙겨 보니 아닌 게 아니라 결기가 느껴진다. 어제 그 팀 맞나 싶을 정도로..
야구가 얼마나 예민하고, 섬세하고, 민감한 스포츠인지 새삼 느낀다. 공 하나, 아웃 카운트 하나 하나 변할 때 마다 작전이 달라지고, 수비 위치가 바뀌고.. 어떤 공, 어떤 작전을 할 것인지 예측하고, 그렇게 예측할 것을 또 예측하고... 상대가 있는 스포츠라면 어떤 종목이라도 기싸움, 심리전이 중요하겠지만, 흔히 접하는 종목 중에선 야구가 가장 높은 '경지'에 있지 않나 싶다.
오늘 경기의 경우, 반드시 이기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나온 팀과 이미 2승을 했으니 한 경기 정도는 져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나온 팀이 맞붙었다. 어쩌면 승부는 경기 시작 전에 이미 결정되었을지도...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모든 경기에 그런 결기, 집중력을 가지고 나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또 근성이 과도하면 야구도 너무 팍팍해진다 (SK!). 승부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도 보기 좋지 않긴 하지만 사실 프로답지 않게 근성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 모습은 더 꼴불견이다.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거나 혹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렇지만 어느 정도 여유를 잃지 않는 모습... 아, 야구하는 걸 참 즐기는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선수, 팀... 이렇게 쓰고 보니 수 개월 전 '무릎팍 도사'에 출현했던 이만수 코치가 생각난다. 그러나 어디 야구 뿐이겠는가. 사람 사는 모습, 결국 거기서 거기 아니던가. 그렇게 살 일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근성을 가지고 악착같이 하되, 여유를 잃지 않고 즐기기... 문제라면 그게 결코 쉽지 않다는ㅠ ㅠ
어제부터 막혀있던 부분이 좀 해결되어서 마음이 훨씬 가볍다. 200쪽 분량을 목표로 쓰는 얘기를 단 몇 마디로도 요약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되지 않는다면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방향감을 상실하며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험...
근성, 집중력... 여유, 즐기기.... 흠. 그 사이에서 균형잡기? 아니면 한 쪽으로 기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