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6일 목요일

신뢰, 프레임, 상식...

전문가가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주제에 대해서 서로 충돌하는 견해, 의견, 해석이 있고, 그것들이 모두 그럴듯하게 들리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럴 때 어떤 주장을 더 그럴듯 한 것으로 여기게 될까? 여러 요인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내가 읽은 몇몇 연구에 따르면 발언자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광우병 처리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읽은 영국 대중들이 이후 유전자조작식품문제에 대해서 갖게 된 불신이 대표적 사례다. 프레임 이론을 언급할 수도 있겠다. 발언자를 판단하던 틀 - frame - 이 있다면, 그가 어떤 발언을 하더라도 대개 그 틀을 가지고 해석하게 된다. 현정부의 경우 너무 잦은 거짓말로 내가 조금가지고 있던 미련까지 깨끗하게 정리해준 경우고, '조중동' 프레임은 뭐 말 할 필요도 없는 경우고...
"천암한 사태"는 이미 사실에 대한 전문가적 판단이 논의를 비켜간 지 오래다. 발 바꾸던 행태 때문에 그렇기도 하고, 이미 결론을 내려 놓고서 그 쪽으로 몰고가는 전형적 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천안함 사태에서는 황우석 사건도 겹쳐 보이는데, 바로 '기본'이나 '상식'의 저항이다. 그리 복잡하지도 않은 DNA검사만 하면 드러날텐데 굳이 '재현'해 보이겠다거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변하던 그 행태나, 사고장면에 대한 TOD 영상이나 통신 내용을 - 발췌해서라도 - 공개하지 않는 행태는 같은 논리 속에서 이해된다. 국제조사단을 만들어서 알루미늄 파편을 찾아 냈다고 한들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믿으려고 하는 사람들만 믿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정부, '조중동', KBS etc는 정말이지 너무도 유치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도대체 상상력이 저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로... 그렇지만 그런 얘기가 21세기 한반도에서 통한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고... 그건 '국민''대중'이 무지해서 저들에게 휘둘린 탓만이 아니라, 적어도 북한에 관해서라면 기꺼이 유치해질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많기 때문임을 확인해서 안타깝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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