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7일 월요일

- 한 두 주일여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독일에 있을 때는 훨씬 더 심했었지만, 귀국 이후엔 증상이 없어서 방심하던 차에 이번엔 만나고 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하지만 제일 괴로운 기침, 천식 증상은 다행이 없고, 눈 가려움이나 콧물 정도는 참을만하다고 생각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있다.
- 며칠 전 힐링캠프 박진영 편을 봤다. 그 양반 참 독특한데... 나는... 그 독특한 정신세계를 너무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반갑기까지 했다. 나랑 얘기하면 잘 통할 것 같은... 마침 녹화일이 박진영씨 100일(?) 금주기간이 끝난 날이라서 진행자들이 그에게  맥주를 선물했다. 맥주를 얼마나 맛있게 마시던지... 어제 장보러 간 김에 모처럼 맥주를 몇 명 사왔다. 한국 맥주는 정말이지 맥주에 대한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맛인데, 다행이도 요즘은 '좋은' 외국 맥주들을 비싸지 않은 가격에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내 옆에 있는 330ml짜리 하이네켄은 2천원...
- 페이스북에 자주 들어가긴 하는데 뭔가를 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좋아요'를 가끔씩 누를 뿐... 글쎄... 이유가 뭘까? 페이스북의 한계랄까? '친구'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친구'로 느끼기 힘든 사람들이 대부분 아닌가...  파티에서 처음 만나서 겨우 얼굴만 알게 된 사람들 같은... 아니면 친구의 친구의 친구 같은 사람들... 그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에 한계가 있는 탓일 것이다. 어느 정도로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야 할 지... 자꾸 머뭇거리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용감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내가 페북을 이용하는 모습은 내 내면의 어떤 특징을 알려주고 있는 건가?
- 어중간하게 보내게 된 오늘 월요일.. 확실히 놀고, 내일부터 제대로 해 보도록 하자구.

페북 친구인 푸른역사 대표가 남긴 이야기.

"1910년대 말이던가 러시아에서 열린 극동피압박자대회(? 정확한 명칭이 생각나지 않는데 지금 확인할 여유가 없다)에 이동휘가 참석했는데 그 옆에 이에이치 카가 있었다..."

좌파(?) 독립운동가였던 이동휘가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영국의 역사가 E.H. Carr와 만난 적이 있다는... 난 이런 이야기에 특별한 흥미를 느낀다. 즉... 서로 독립적으로 알고 있는 사건, 이야기, 인물들이 서로 연결됨을 알려주는... 동양과 서양의 만남이라고 해도 좋을... 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단일할 시각에서 아우르는  보편사, 지구사 같은 접근들... 그런 이유로 난 동양, 서양 사상이 교류를 좇고 현대적 관점에서 연결을 모색하는 김용옥의 시도나, 적어도 근대 이후 역사는 세계사적 단일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왈러스틴, 루만 등의 접근을 좋아한다.

2012년 5월 5일 토요일

2시다. 새벽... 이럴 계획이 아니었다. 어제 좀 늦게 잤고, 오늘 저녁엔 좀 놀고 일찍 자도 좋을만한 정당한 이유도 있었지만 잠이 오질 않는걸 어떡하랴. 저녁엔 야구를 봤고, 방금 전까진 뜬금없이 재방송해주는 "나는 가수다 II"를 봤다. 유희열의 음악캠프를 번갈아 가면서 보느라 꼼꼼하게 보진 못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가수는 '정인', 그리고 그의 노래 '미워요'. 이적이 작사 작곡한 노래더구만. 역시 좀 달라... 노래도, 성격도 시원시원, 개성만점...
기아 야구, 아니 선동열 야구는... 이제 좀 '이해'가 되기 시작. 올 해 성적을 내는 데 급급하지 않고 미래를 본달까?바로 이전 감독 스타일과 정확히 대척점에 있는...  꼴지해도 좋다는 태도인데... 그리고 이름값 보지 않고 미래에 쓸 자원을 찾겠다는 건대... 난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종범 은퇴의 경우... 아주 매끄럽진 않았지만 선동열 야구에선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타격이 좀 문제인데... 야구 센스 있는 야수들이 별로 없어서 그렇다. 그게 하루 아침에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거든.
오늘 같은 경우 나이 어린 투수들이 주눅들지 않고 제 공을 뿌려대니 그것만으로 통쾌했다. 그럼 야구든 뭐든 그런 마음, 그런 태도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내 속에 있는 부정적인 판단, 심지어 가끔씩 불쑥 불쑥 나오는 분노... 이런 것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다스려야 할 것 같다. 특히, 그런 심사를 글로 표현하는 일은 더 절제해야 할 것 같고...

2012년 5월 4일 금요일

새벽 세시를 향해가는 내 방. 알레르기 탓에 부은 눈을 또 문지른다. 한 쪽엔 휴지가 쌓여가고... 오늘 '입수'한 노라 존스 새 앨범은... 별로 깊은 것 같지 않다. 창법을 달리 한 탓일까? 목소리도 좀 낯설고... 오늘 페이스북엘 도대체 몇 번을 들어 갔을까. 습관처럼...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저녁내 기아 경기를 한 쪽에 틀어 놓고 있었다. 연장 12회까지 갔지만 6:6 무승부. 차일목의 마지막 병살타로 극적인 역전 기회를 놓쳤다. 생각보다 '데미지'가 크지 않았다. 호사방에 가보니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만... 더 이상 잠을 견딜 수 없을 때 잠시 눈을 부칠 생각이다. 그때까지... 화이팅... (물론... 매일 이러는 건 아니니까 오해마삼)

2012년 5월 2일 수요일

루만의 체계이론에서 중심부, 주변부 같은 구분이  쓰이기는 한다. 대표적으로 국가차원의 정치체계가 다시 중심부와 주변부로 구분된다는 그런 이야기. 중심부는 결정을 내리고 실행하는 조직과 커뮤니케이션이고 주변부는 정치적으로 의미있는 주제를 선별하고, 정치화시키는 그런 조직과 커뮤니케이션... 하지만 왈러스틴류의 세계사회론이 주장하는 그런 중심부, 반주변부, 주변부, 혹은 근대의 중심부 혹은 근대의 주변부 같은 그런 지역적 구분은 아니다. 그것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루만은 중심과 주변부가 특정 지역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체계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음을 지적한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의 경우 세계경제에서는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고 봐도 좋지만, 정치에 이르면 훨씬 덜 한 편이고, 스포츠체계 같은 것도 종목에 따라 중심부, 주변부가 다르니까. 미국이라고 모든 분야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니까... 경제중심론적 관점에서 미국, 중국을 G2로 부르면서, 세계정치도 경제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처럼 묘사하는 그런 접근은 좀 지겹고 식상하다. 현시기를 위기로 부르는 그런 접근도... 최근 비판사회학대회에서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정태인 원장이 주장했다는 그런 위기론.

" 정태인 원장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국제 통화체제, 패권교체, 에너지·생태 위기가 중첩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각 위기의 고유한 해결책을 찾되, 2012년은 ‘정권교체’가 아닌 ‘시대교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한 사회국가’가 지향해야 할 비전으로 제시되었고, 시장경제-공공경제-사회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시민 주도의 생태적 복지국가’라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경제가 위기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화된 사회는 위기를 관리하고 분산시키는 메커니즘 역시 동시에 발전시켜왔다. 특히, 국가의 역할, 국제적 공조... 수년간 지속된 위기가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었다. 동시에 정권교체나 어떤 특단적 조치로 위기가 쉽사리 극복될 수도 없다. "위기, 위험의 일상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위기=위험인가? 그건 나중에 생각해 보기로 하고... )

다시 중심부, 주변부로 돌아가면... 한국의 경우 이미 많은 기능 체계에서 중심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문화! 다만 문화적 차원에서 그런 구조적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고 있을 뿐. 이 구조와 문화는 서구중심적인가? 노우! 서구라고 모두 체계의 중심부인 것은 아니다. 한류는 어떤가? 한류에 열광하는 모습? 서구 스스로 대중예술/문화체계의 중심부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한국은 주변부적 열등감에서 좀 벗어나도 좋다. 다만 문화적으로 세련될 필요는 있다. 서구가 그래도 크게 보아 중심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 다른 무엇보다 문화적 차원에서 여전히 주도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주의, 인권 같은 문화, 담론들 (문화=담론인가? 이것 역시 나중에...). 이제 문화 차원에서도 중심부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선진 담론,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Why not? 그러려면 다른 수가 없다. 우선 그 선진 문화를 수용하고 내면화해야 한다. 다만, 비판적으로... 그러다보면 '한류'처럼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문화/담론/가치가 툭하고 튀어나올 수 있는 것이니... 실제로 지금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문화는 다양성과 혁신에 충분히 열려있다. 그렇지 않고 문화제국주의적이라면 그런 위치를 차지하거나 유지할 수도 없다. 그런 성향을 보이는 순간... 이미 중심적 위치를 잃게 되니까... 서구문화에서 그런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건 위기의 신호다.
"중앙으로 쏠리지만 말고 내가 서 있는 변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자."

 백승종 선생의 이야기다. 페북에 이에 대해서 생각한 바를 남겼는데 이쪽으로 옮겨 놓는다.

 "가끔씩 내 페북을 산책한다. 그러다보면 예전에 옮겨 두거나 써 두었던 글들이 새로운 울림을 주거나 아애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 글도 그런... 중앙으로 쏠리리만 말고 내가 서 있는 변방으로 무게중심을 옮기자... 그러러면 먼저 중앙과 변방의 구분이 필요하고. 내가 서 있는 곳이 변방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도 많은 경우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누가 기꺼이 변방에 있으려 할 것인가. 백승종씨 얘기도 결국 변방으로 머물지 말고 나름 무게중심이 되는 '중심'이 되자는 얘기로 이해될 수도 있잖은가. 변방은 싫다는 얘기... 그렇게 무게중심이 옮겨지면... 그럼 다른 변방이 생기는 것 아닌가? 그렇게 생긴 변방은 또 자기 쪽으로 무게중심으로 옮기려 한다면? 음. 생각할수록 그리 간단한 얘기가 아닌걸... 중심과 변방의 구분 자체를 무력화시킨다면? 그게 궁극적 해결책이긴 하지만, 그게 그렇게 본다고 봐지는 게 아니잖은가? 힘센 놈에게 넌 힘이 센 게 아니야라고 규정해봐야, 힘의 불균형이 사라지지 않을 테니... 아니면 역사적으로 상대화시킨다면?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중심과 주변부의 위치는 변해왔으니까... 중심이 되지만 착한 중심이 되자? 뭐. 그런 것도 대안이 되긴 하겠네." 

사실 백승종 선생이 머레이 북친을 소개하면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어느 한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자는 얘기는 아니다. 다양한 무게중심, 모두가 무게중심... 그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유자치주의
(발전국가를 좁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 "모든 근대 국가는 발전국가다"처럼 이해하면 그런 발전국가 개념은 별무소용이다.  좁은 의미로 이해되는 발전국가는 다른 국가 형태와 비교해서 그 차이점을 드러내야 한다.)
발전국가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국민을 동원한다. 대개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가치가 강조된다 ("Asian value"), 이 경우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적 가치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 억압).
이런 발전국가도 변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변화에 적응하는 국가를 adaptive stat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적응 방식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폴은 그 변화와 적응마저 권위적 국가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민주화 없이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초한 국제적 표준을 수용하는 것이다. (각종 규제 정책, 생명윤리 등이 그런 예) 싱가폴은 국내 역량보다는 해외에서 '모셔오는' 인력이나 초국가기업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런 이중성이 더 강한 듯하다.
한국은 많이 다르다. 일단 민주화가 되었고, 국내 역량을 키우는 일에 더 집중한다. 그러니 국제적 표준을 수용하는 일이 더 복잡하고 어렵다. 국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국내 연구역량을 보호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다만 어쩔 수 없는 정도에서 변화를 수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적어도 연구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그런 것 같다. 한국은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내수시장, 국내기업 등에 대한 기대, 의존도가 높다. 국제화, 세계화 정도가 싱가폴이나 홍콩 등과 비교가 안된다는 말씀. 한국 근대화적 전통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다른 가치를 수용하고 내면화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2012년 5월 1일 화요일

모든 근대국가는 발전국가다? 음...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좁은 의미로 발전국가를 정의할 때는 물론 자유주의국가, 계획국가, 약탈국가 등 다른 국가 형태를 구분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 경제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국가는 궁극적으로 '(경제)발전'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발전국가를 정의할 때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 약탈국가...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는 국가는 국가의 전체적 발전, 국부 증진 같은 게 관심사가 아니라 지배집단의 사익 극대화가 목적이다.
물론 '많은' 근대국가는 약탈국가였다. 다음은 김동춘 교수의 지적.

‘본인 동의’라는 형식을 갖추었든, 아니면 아예 노골적 횡령, 강탈 과정을 거쳤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집단이 자신의 정적, 혹은 약점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완전히 배제된 자들의 재산을 탈취하는 일은 흔하다. 전쟁과 혁명 등 폭력은 언제나 무차별적 재산 약탈을 수반하고, 또 역사를 보면 거의 국가나 정치, 군 집단은 경제적 동기, 즉 재산 약탈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권력을 장악하기도 한다. 국가나 공식 정부기관은 그럴듯한 절차와 명분을 내걸고 합법을 가장해서 강탈을 하지만, 현장의 군이나 경찰 요원들은 전리품을 얻은 것처럼 희희낙락하며 노골적으로 개인의 배를 채우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박정희 군부세력의 부일장학회 탈취는 이 공식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홀로코스트)은 그 자체가 거대한 유대인 재산 약탈 행위였다.

국가가 약탈행위를 하는 것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자국 영토 바깥이나, 국민의 범위 밖에서 무엇을 약탈하는 행위와 (이 경우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도 있을 것), 지배집단, 지배세력의 순수한 사익을 위해서 공권력을 남용하여 약탈하는 행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