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4일 토요일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강명관, 천년의 상상)" 경향신문 서평 중 일부다.

"조선의 출판문화는 틔우지 못한 꽃망울이다. 서점의 경우를 보자. 조선 조정은 서점의 필요성을 자각하고 수차례 설치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서점은 설치되지 않았다. 서점이 생겨도 책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사대부들은 책을 거래 가능한 물건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또 서점을 유지할 만큼 책의 양도 많지 않았다. 책쾌 같은 민간 차원의 서적 유통업이 존재하긴 했지만 영향은 미미했다. 저자는 국가독점체제가 출판문화의 숨통을 조였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임진왜란이 겹치면서 출판문화가 붕괴됐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역설적이게도 일본은 임진왜란을 통해 습득한 조선의 책과 활자를 바탕으로 출판문화를 꽃피웠다. 18세기 초 일본의 서점은 전국적으로 300곳이 넘었고, 청나라에서는 대규모 서점 상가 ‘유리창’이 번성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에서 유독 조선만 서점이 없었다. 서점의 부재는 결국 지식 시장의 부재를 의미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금속활자의 나라라는 자부심이 무슨 소용 있는가”라고 되묻는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민간에 급속도로 확산됐는데 세계의 자랑 금속활자는 국가의 손아귀에만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은 저자가 보기에 개탄스러운 일이다.

세종 이후 한글로 쓰인 책은 한문의 번역물뿐이다. 천대받은 한글은 문자적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출판문화를 견인하지 못했다. 조선시대 한국어로 사유한 책을 찾아보기 힘든데 저자는 이것도 비극이라 말한다  
.

 이 서평을 소개한 페친 최낙언님의 一喝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자랑이 아니다. 그리스 시대에 건전지, 증기기관을 발명했다와 아무 차이없다. 세상을 바꿔야 제대로된 발명이다.

한겨레 기사가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강명관 부산대 교수의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세계 최초’ 금속활자는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고 말한다. 고려의 인쇄기술을 이어받은 조선에서 활자의 제작, 인쇄와 출판, 유통은 ‘주자소’와 ‘교서관’ 같은 국가기관이 사실상 독점했다. 즉 지식의 공급처 및 유통 주체는 국가였다. 어떤 책을 찍을지는 왕과 관료들이 결정했다. “그들은 체제 유지를 위한 책만 찍어냈다.” 사서삼경 같은 유학 서적과 대중 윤리서가 가장 많이 인쇄됐다. “군신, 부자, 부부 사이의 차별적 윤리의식”을 담은 <삼강행실도>는 아예 법률(<경국대전>)로 정해 보급에 주력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이 중세를 붕괴시키는 쪽으로 작용한 반면, 조선의 금속활자는 중세 체제를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3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금속활자가 ‘세계 최초’라고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그것이 서구처럼 근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며 “둘 다 서구에 대한 콤플렉스의 소산”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실제 조선 사회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책과 지식이 지배체제에 어떻게 이용됐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왜 국가 독점이 유지됐을까? 지은이는 몇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일단 표음문자인 알파벳과 달리 표의문자인 한자는 글자 수가 너무 많다. 알파벳은 24자×α의 활자를 만들면 되지만, 한자는 4만여자×α의 활자를 만들어야 했다. 조선은 금속활자 제작 때 한 글꼴당 10만~30만개의 활자를 만들었다. 더구나 금속활자의 원료인 구리는 국내에서 거의 나지 않아 일본에서 수입해야 했다.
이런 작업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국가밖에 없었다. 유럽과 달리 기계식 인쇄기가 발달하지 못해 여전히 장인들이 손작업으로 인쇄를 해야 했던 점, 종이의 원료인 닥나무가 부족하고 백성들의 공물로 충당돼 종이값이 비쌌던 점, 한자로 된 책을 읽고 살 수 있는 수요층이 양반계층으로 아주 얇았던 점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책값은 아주 비쌌다. “유생 중에 비록 학문에 뜻이 있지만 서책이 없어 독서를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대학>이나 <중용> 같은 책은 상면포 3~4필(쌀 21~28말)은 주어야 살 수 있습니다.”(<중종실록>) 책은 관직을 가진 양반이나 지주계층만 소유할 수 있었다.
유럽에서는 금속활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다른 인쇄방법들은 거의 소멸됐지만, 금속활자가 인쇄비용을 크게 낮추지 못한 조선에서는 목판본이 존속했다. 조선에서 금속활자는 ‘대량인쇄’가 아니라 국가가 필요한 책들을 빨리빨리 찍어내기 위한 기술이었다. 한번에 찍는 양은 일반적으로 수십부, 많아야 300부를 넘지 않았다. 목판인쇄는 목판을 한번 파놓으면 두고두고 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많이 찍어야 하는 책에 이용됐다. 하지만 목판을 새기는 데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들었다.
서양의 금속활자는 상업적 목적으로 민간에서 제작된 반면, 조선의 금속활자는 국가의 필요에 따라 국가에서 제작됐다. 그 결과 서양은 지식독점을 해체해 그 지식 위에 서 있던 특권계급의 약화로 이어졌지만, 조선에서는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이용됐다는 것이 지은이의 결론이다.
조선은 그러나 고려 금속활자를 발전시켜 인쇄물 종수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당시 “중국을 제외하고 서적의 인쇄·출판·보급에 국가 차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인쇄기관과 인쇄술을 갖추었던 나라는 거의 없었다.” 단지, 조선시대 인쇄술은 “지식의 전면적 확산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사족, 즉 양반 지배층을 위한 것에 그쳤을 뿐이다”.

2014년 1월 3일 금요일

루만에 대한 이야기. 믿기 어려운...

Systemtheorie
"Besagter Jochen Hörisch schrieb mir auf Nachfrage, er habe im Anschluss einer von ihm moderierten Podiumsdiskussion … Luhmann "die blödeste aller denkbaren Fragen gestellt, warum er so kalt, funktionalistisch und sachlich denke und schriebe". - Darauf antwortete Luhmann, er sei zusammen mit einem befreundeten Klassenkameraden noch in den letzten Wochen des Zweiten Weltkriegs eingezogen und in sinnlose Kämpfe verwickelt worden - und auf einmal sei der enge Freund nicht mehr an seiner Seite gewesen, sondern in tausend Teile zersplittert. Und da habe er (Luhmann wechselte in einen halbironischen Ton) sich vor der Alternative gesehen, entweder verrückt zu werden oder so zu denken und zu leben, dass er es jederzeit für möglich halte, dass ein Mensch, ein Subjekt von jetzt auf gleich zersplittert werde. Er habe sich für das Zweite entschieden und sei Systemtheoretiker geworden"
Luhmann Lektüren, Vorwort des Herausgebers

나이들면 후회하는 37가지

1. 기회가 왔을 때 여행하지 않았던 것
당신이 나이들수록 여행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특히 가족이 있다면, 적어도 세 사람의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2. 외국어를 배우지 않았던 것
고등학교에서 3년간 외국어를 배웠지만, 아무 것도 기억이 안날 때 자책하게 된다.
3. 악연을 남겨두는 것
만일 당신이 악연을 그대로 두기로 선택했다면, 당신은 그 부분에 대해 불행하기를 선택한 것과 같다.
악연을 벗어버리길 원한다면, 더 미리 움직여라.
4.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던 것
주름, 주근깨, 피부암은 선크림을 바르는 것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5. 좋아하는 음악가를 만날 기회를 놓친 것
Nirvana가 다시 우리 도시에 온다면 꼭 만나도록 하자.
6. 어떤 일을 무서워 한 것
되돌아보면서 생각할 것이다. 내가 뭘 무서워 했지?
7.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것 
너무 많은 사람들이 소파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십, 오십, 육십 세가 될 때마다 운동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게 될 것이다.
8. 남성, 여성의 역할에 갇혀서 산 것
나이 든 사람이 ‘글쎄,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아야 했어.’ 라고 말하는 것만큼 슬픈 것은 없다.
9. 끔찍하게 싫은 직업을 그만두지 않은 것.
물론 써야할 돈은 많다.
그러나, 상황을 개선할 계획이 없다면 매일같이 지옥에서 사는 것과 같다.
10. 학교에서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것.
물론, 학교 점수가 당신의 인생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깔끔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11.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르는 것
우리가 보기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젊음시절을 불행하게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 시절이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던 때이다.
12.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것.
나이가 들면, 사랑에 대한 대답을 바라지 않게 된다.
그냥,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하라.
13. 부모님의 충고를 듣지 않은 것.
어렸을 때는 그것을 듣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화가 나는 것은 부모님이 인생에 관해 이야기한 대부분의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14. 젊은 시절 자신에게만 몰두해 있었던 것.
당신은 솔직히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게 될 것이다.
15.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쓴 것.
당신이 지금 그렇게 신경쓰는 사람도 20년이 지나고 나면 하나도 신경쓰지 않게 될 것이다.
16.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꿈을 더 우선시 한 것.
다른 사람의 꿈을 지원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이 전혀 빛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거라면 전혀 아름답지 않다.
17. 더 많이 움직이지 못한 것
노인들은, 벌떡 일어나서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보냈던 긴 시간들에 대해 후회한다.
18. 원한을 품고사는 것, 특히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화를 반복해서 내는 삶의 포인트는 무엇인가?
원한을 품는 것은 그 사람이 당신의 머릿속에 영원히 살게 해주는 것이다.
19. 당신 자신을 옹호하지 않은 것.
노인들은 다른 사람의 욕을 듣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당신도 그럴 필요가 없다.
20. 충분히 봉사하지 않았던 것.
나이가 들면 세상을 좀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나서지 않았던 것을 슬퍼하게 된다.
21. 치아을 무시한 것.
칫솔질하고, 치실도 써라. 정기적으로 닦아라.
틀니를 하게 되면 그러지 않았던 것들이 몹시 후회된다.
22. 할머니,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
우리들은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놀라운 지혜를 가지고 계신 것이 너무 늦게 깨닫는다.
그분들은 당신이 어디서 왔는지 등 궁금해 하는 모든 것에 대해 설명해준다.
단, 그들이 살아계실 때 질문을 해야 한다.
23. 너무 열심히 일한 것
아무도 죽음의 순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냈으면 하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들과, 친구들과, 취미로 더 많은 시간을 보냈기를 희망한다.
24. 멋진 요리 하나를 배우지 않은 것
군침을 흘릴 만한 음식을 알아두는 것은 저녁식사 파티나 기념식을 좀 더 멋지게 만들어준다.
25. 감사한 순간을 위해 잠깐 멈추지 않았던 것.
젊은 사람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때때로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take it all 멈춰서는 건 좋은 것이다.
26. 시작한 것을 끝마치지 못한 것.
‘난 간호사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수업에 참가했지만…’
27. 재밌는 파티 마술 하나를 익히지 못한 것
당신은 인생에서 수천 번은 아니지만, 수백 번의 파티를 가게 될 것이다.
하나쯤 익혀두는게 인생을 재밌게 하지 않을까?
28. 사회적 기대cultural expectations에 맞추어 당신을 가둔 것
사회적 기대들이 ‘우리는 그걸 하면 안돼.’라고 말하게 내버려 두지 마라.
29. 친구들이 자기 길을 가지 못하게 붙잡은 것
사람들은 헤어진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지나간 것에 매달리는 건 불안과 슬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30. 아이들과 충분히 놀아주지 못한 것
나이가 들면, 당신 아이들이 놀아주기를 원하기보다 자기 방에서 나가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31. 한번도 큰 위험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특히 사랑에 있어서)
적어도 한 번 맹목적인 믿음에 빠졌다는 것은(비록 실패했더라도) 나이들었을 때 큰 위안이 된다.
32. 사람들을 만나거나 관계를 넓힐 시간을 갖지 않았던 것
사람을 사귀고 대인관계를 넓히라는 건 젊었을 때는 헛소리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이 직장을 구하는 좋은 방법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33. 너무 많은 걱정을 했던 것
Tom Petty 가 노래했다.
‘내가 걱정하는 대부분의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들이다.’
34. 쓸데없는 드라마에 빠져 있었던 것.
도대체 누가 그걸 필요로 하는가?
35.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던 것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은 유한하다.
그 시간을 가치있게 사용하라.
36.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번도 공연해보지 못한 것
모든 사람들이 이런 후회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노인들이 대중 앞에서 자신의 재능을 한번 보여줄 수 있었다면 하고 생각한다.
37. 좀 더 빨리 감사해하지 않았던 것
처음부터 그러기는 어렵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지구상의 모든 순간들이(일상에서부터 놀라운 일들까지) 우리가 함께 나누어야 할 매우 소중한 선물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페친 박모님 글 중에서...

 "복(福)이란 제사에 쓰는 고기와 술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제사가 끝난 후에 제사상의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음복(飮福)이라 한다."

'복지(福祉)가 시혜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복'자의 어원을 설명한다. 그런 접근은 일단 신뢰하기 힘든 게 '복지'는 한자어 문화권에서 발전된 개념이 아니라 'welfare' 'Wohlfahrt' 같은 서양어를 번역하면서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이다. 여하튼 '복'자의 어원이 저렇다니 재미있다.
며칠만에 사무실에 나왔다. 지난 30일 밤새미했던 흔적이 - 당연히 - 그대로 남아있다. 그 논문을 이제 다시 들춰서 봐야하는데 버겁다.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바짝해야 하는 모양이다.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모처럼 메시지 성경, 죤 스토트의 "나의 사랑하는 책, 워치만 니의 "영에 속한 사람"을 잠깐 볼까한다.

2014년 1월 2일 목요일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새해를 맞기 전에 일단 한 번 모아서 보냈다는 이유로 정말 며칠 마음 편히 놀았다.
31일엔 모처럼 뮤지컬을 봤다. 김광석 노래로 만든 "디셈버". 듣던대로 많이 실망스러웠다. 장진 감독의 그릇이 그것밖에 안됐나 싶다. 제일 큰 문제가 이야기다. 1부는 산만하다. 논문으로 치면 abstract를 쓰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 모아 놓은 것 같다. 뭐. 시작이니까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등장인물 소개하고 본격적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이 연결될 거리들을 만드니까 그럴 수 있다고 치다. 더 큰 문제는 2부. 2부에는 abstract가 너무 분명해서 문제다. 20년 전에 우연히 죽은 여친을 못잊는 찌질한 남자 이야기! 도대체 그 이야기를 하려고 50억을 들였냐는 소리가 나오는 것. 논문도 그렇다. 한편으로 주장이 불분명해도 문제고, 너무 단순해도 문제다. 며칠 동안 abstract만 가지고 고민해 봐서 잘 안다.
1일엔 영화 '변호인'을 봤다. 그동안 영화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가 많아서 새삼스러운 감동은 없었다. 딱 예상한 만큼의 영화. 송강호 연기가 감정과잉이라고 비판하기도 하나 본데 난 그 연기는 시원해서 좋았다. 고문경찰 역의 곽도원은 이전에도 비슷한 악역을 많이 맡아서 그런지 오히려 감흥이 떨어졌다. 연기는 완벽했는데... 전반적으로 연기는 괜찮은 편이었는데, 캐릭터가 너무 평면적이었던 인물들이 있었다. 검사와 신문기자 친구가 대표적. 시대 상황을 지나치게 '휴머니즘'적으로 풀었다는 비판도 있던데 거긴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실존주의'를 지향하고, '역사란 무엇인가' 정도를 읽던 학생들을 용공분자로 몰아가는 설정이 좀 아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더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중영화의 한계라고 생각하자. 내가 느끼는 아쉬움은 결말에 대한 것이다. 이상하게 그 부분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듣지 못했는데... 송강호가 이제 피의자 신분일 때 그를 변호하겠다고 나선 변호사들 이름을 호명하면서 끝나는데, 이해하기 힘들었다. 시대가 바뀌기도 했지만 동료 변호사라는 특수한 관계도 있잖은가. 뜬금없었다.
오늘은 사실 다시 논문을 봐야하는데... 하루 더 놀기로 했다. 해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고작 19세, 20세 무렵 대학생들 이야기치곤 사건이 너무 복잡하고 무거웠지만... 그래도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내 대학시절 기억과 연결시키면서... 그 양반 최근작은 오히려 읽어내지 못했다. "1Q84"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이 "상실의 시대"인지 "해변의 카푸카"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노르웨이의 숲.... 작품 속에도 나오지만 비틀즈의 노래 Norweigian Wood에서 가져온 것인데 사실은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라 노르웨이산 '가구'라는데  하루키가 잘못 이해한건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숲으로 해석한 것인지는 논란이 있는 모양. 어쨌거나 제목으로는 숲 쪽이 훨씬 더 그럴듯하다.
내일부터는 아마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듯. 긴장감을 다시 잡기가 쉽진 않겠지만...
도킨스 사용한 유명한 개념 밈(meme)이 과학적 개념이 아니라 그저 은유에 불과하다는 '초파리 유전학자' 김우재 박사의 주장. 도킨스는 그밖에도'논문 한 편 쓴 적 없는 과학자"라는 지적도 받는 모양인데 - 에이. 아무렴 설마... 믿기 힘들다. 어쨌건.... - 과학의 이름으로 종교까는 것을 주업무로 삼는 도킨스로서는 치명적인 비판이 아닐 수 없다.

"밈은 다만 은유일 뿐이다, 김우재 
도킨스의 밈은 하나의 메타포로 기능할 뿐이다. 밈은 측정불가능하다. 밈에 대응하는 측정량은 없다. 측정량이 존재하지 않는 과학도 가능하다. 그러나 측정량을 대신할 수 있는 실체적 존재가 기능해야 한다. DNA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물질들을 대상으로 삼는 분자생물학은 물리학의 '힘'이나 '에너지'와 같은 특별한 측정량 없이도 과학의 대상이 된다. 그렇다고해서 실체적 존재라는 말이 측정불가능함을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존재들은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든지 측정가능하고 구별가능하다. 추상적 측정량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지만 구체적 방법론에서는 반드시 측정량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이 아니라 자연과학으로 심리학에 접근하는 심리학자들은 쉽게 '마음'을 말하지 않는다. 오직 '뇌'와 '인지기능'을 말할 뿐이다. 이러한 경향이 스키너의 행동주의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게 되었지만, 탄탄한 물리적 기반 없는 과학은 존재할 수 없다. 현대과학은 세속화되었고, 세속화과정속에서 과학이 기능한다. 중세의 과학이 신을 상정한 연구였다 해도 그들의 방법론이 측정량과 측정의 방법론을 결여한 적은 없었다. 즉, 어떠한 '개념'이 과학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1. 측정량 2. 혹은 이에 상응하는 방법론 이 요청된다. 밈은 이 두가지를 모두 만족하지 못한다. 밈이 없으면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있다거나, 밈으로만 설명가능한 현상이 있다면 밈은 가능성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막바로 밈이라는 개념으로 과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심리학과 인공지능, 사이버네틱스와 인지과학에서 도킨스의 Meme Theory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없다. 또한 밈이라는 개념이 출현한 이후 그러한 마음의 과학분야에 엄청난 진보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어보지 못했다. 밈이라는 개념을 사회현상이나 한 개인의 신념, 이념등으로 표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사회학 혹은 심리학의 언어로 환원되는 밈이라는 개념을 굳이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밈이라는 것은 존재론적 실체가 아닌 심리현상의 일종이다. 존재가 아닌 현상으로서의 밈을 실체로 사용하는 것은 오류다."

블로그 글 통계

이 블로그를 2008년 시작한 후 꾸준히 뭔가를 쓰고 올렸다. 지난 해, 그렇다 "지난" 해 2013년엔 심지어 글 471개를 올렸고. 아마 가을쯤 페이스북 "절필"(^^)을 선언한 이후 하고 싶은 이야기, 기록해 두고 싶은 이야기를 이 블로그에 집중적으로 털어놓기 시작한 탓이 큰 것 같다. 과연 올 해는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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