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9일 금요일


"...파버카스텔의 만년필 뚜껑은 무척 무겁다. 다른 만년필처럼 뚜껑을 뒤쪽에 끼고 쓰기 어렵다.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은 간단하다. 뚜껑이 가벼우면 파버카스텔 만년필이 아니란다. 뚜껑을 뒤에 껴서 쓰는 만년필은 폼이 안 나기 때문이란다. 불편해야 고급이라는 거다..." (김정운 '남자의 물건'에서)

꼭 그래야 폼이 나는 건지, 더 고급인지는 모르겠지만... 불편하다고만 생각했던 특징에 그런 이야기가 얽혀 있을 줄이야...
언제부터인지 소설 읽기가 힘들다. 아니 읽어보려 해도 읽어내기가 힘들다. 소설의 느린 흐름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아애 느리거나 아니면 빠르거나 해야 눈에 들어 오는 것 같다. 아애 느린 쪽은... 詩나 그림같은... 머리 속으로 그려 볼 수 있는...  아니면 아주 짧은... 단상... 정곡을 찌르는 기가 막힌 표현들이 언제부터인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어적, 역설적 표현들... 빠르다는 것은... 맛있는 정보의 전달이 쉽게 잘 되는... 소설처럼 산문적 표현의 힘을 빌지 않고 바로 내지르는... 김용옥, 진중권, 김정운의 글을 그래서 좋아한다. 굳이 소설을 읽는다면... 아마 호흡이 빠른 SF나 스릴러, 추리 쪽이 내 취향일 것이다. 그 반대 쪽에 감성적 에세이나 한껏 멋을 부린 느린 소설이  있고...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비도덕적 인간과 도덕적 사회"

물론 이는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Moral Man and Immoral Society)를 비튼 표현이다. 니버의 주장의 핵심은 그가 서문에서 요약한 대로..

"개인의 도덕적-사회적 행위는 사회 집단의 도덕적-사회적 행위와 엄격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 집단의 도덕이 이처럼 개인의 도덕에 비해 열등한 이유는... " 이 구분을 통해서 니버는 "순전히 개인적인 윤리로는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정치 영역들"이 있음을 인식해야 하고, "인간 사회의 정의를 획득하기 위한 싸움에는 정치가 꼭 필요"함을 주장한다. 개인 윤리 차원에 집중해서는 사회 정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국가'란 억압의 수단일 뿐이므로 소멸되어야 하는 것으로 본 마르크스주의적 국가관, 국가를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기제로 보고 최소화해야 한다고 보았던 자유주의적 국가관을 비판하는 것이다. 자유주의가 지배적인 미국에선 국가의 긍정적 역할을 강조하는 꽤 진보적 입장이었을 것이다.

2012년 6월 27일 수요일

연애에서 신혼까지...그 기간은 아름답다. 아니... '알흠답다'. 참으로... 모두...눈을 덮고 있는 '꽁깍지'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수상 등 새로운 국정 책임자가 권좌에 오르면 이후 한동안 언론이 좀 봐준다. 정치인, 행정부의 부정, 잘못을 까발기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언론들도 말이다. 이를 허니문 기간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애초에 나쁜 관계로 출발할 필요 없는 공적인 만남... 예를 들어, 같은 조직 내에서... 물론 처음 그 관계를 지배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그러나 그건 매우 짧은 순간이고... 이내 그 사람에 대한 훨씬 더 다양한 정보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정보의 생성과 유통 정보는 매우 복잡하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이는 구성되는 것이다. 다른 말로 frame되는 것이다.) 이러저러한 정보에 근거해서 한 사람에 대한 판단이 내려진다. 고쳐지고, 또 새로운 판단이 내려지고, 또... 부정적 판단이 긍정적으로 바뀌기도 하고, 호감이 비호감으로 바뀌기도 한다. 같은 부서원이나 친한 사람들에겐 호감인데, 좀 무뚝뚝한 탓인지, 교류가 많지 않은 사람들에겐 비호감으로 비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 드물게 모든 사람에게 두루두루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말... 드물다.
결론은... 뭐... 뻔하다. 호감을 주는 요소를 강화하고, 비호감을 주는 요소는 없애거나 개선하라! 타인의 판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이왕이면 호감형 인간이 좋지 않을가? 자주 볼 일 없어도 보면 반갑고 좋은... 스스로 그런 인간형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암... 
각국 장애인 관련 제도, 정책을 보면서 배우고 느끼는 점들이 많다. 특히 소위 신자유주의의 천국이라고 이야기하는 영국과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장애인 등 소수자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정책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직접적으로 장애인 차별이나 권리를 보호하는 법, 정책 뿐 아니라 인권, 차별금지 등 보편적 접근 역시 발달되어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정책이나 제도가 신자유주의와 본질적으로 갈등을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각종 소수자, 약자의 권리 보장은 자유주의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기능한다. 이는 복지제도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는 너무 많은 이들이 빈곤상태에 이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먹여살려서라도 그들의 소비를 이끌어내야 비로소 자본주의는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인권 등 소수자 보호 정책과 복지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근본주의자들'도 있다. 그들은 이런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비로소 새세상, 새누리가 열린다고 주장한다. 복지제도나 인권 등 윤리는 그저 미봉책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너무도 이상적인 주장이라서 실현가능성이 적어보이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너무도 황당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버젓이 자행되는 곳이라서... 미래 바람직한 변화의 모습에 대한 기대 수준을 상당히... 매우 낮은 곳으로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다. 인권, 복지라도 제대로 적용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이후 같은... 꿈은 꾸되... 눈은 좀 낮은 쪽을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월요일엔 여행 후유증으로, 어젠 병원 다녀오고 점심 거하게 먹고 새텔레비전 설치하고 용돈 벌이용 원고를 쓰느라, 오늘 오전엔 어제 못다 쓴 원고를 마저 쓰느라 보냈다. 내 공부와 관련해서 지금 상태는 지난 목요일 저녁과 같다고 봐도 좋을듯. 리듬을 다시 잡기가... 이렇게 힘들다. 8월 경에 기대했던 일이 하나 있는데... 점심 때 확인해 보니... 그것도 물 건너 갔다. 한편으로 섭섭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금 내게 남은 과제 그리고 학술대회에서 느낀 그 느낌을 그대로 쭉 밀고 가는 길만 남은 셈이라 오히려 홀가분하기도 하다. 배수의 진을 쳤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빠져나갈 구멍이.. 아니 조그마한 틈이라도 없는지 찾기 마련이다. 그럴 여지는... 기가 막히게도 잘 찾아낸다. 지금 내겐... 고맙게도... 그럴 구멍, 틈이 거의... 거의... 보이질 않는다. 잘 되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한 길... 한 길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2012년 6월 25일 월요일

학술대회 참석 등으로 평소와 다른 리듬으로 주말을 보낸 후 맞은 월요일의 사무실. 학술대회를 계기로 만난 이들과 함께 얘기 나누면서 얻은 넓은 시각이 '급'좁아지고, 자유로운 정신 등이 '급'냉각되는 곳이다. 비록 실내온도는 30도에 육박해서 뜨거운 열기가 지배하지만... 어서 빨리 학문과 교육의 세계로 뛰어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다. 어서...

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사귐 혹은 관계맺기의 출발은 공감대찾기다. 공감대는 과거 혹은 이미 지니고 있는 것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미래에서도 찾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공감대를 찾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안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아애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는 게으름보다는 백 반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