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많지 않은 방문객의 발길마저 끊어질 수 있겠다는 '절박함'(^^)에서 모처럼 - 훨씬 쉬운 종류이긴 하지만 - '창작의 고통'(!)을 한 번 감내해 보려 한다.

우선 오늘 아침 캄캄한 서울 하늘을 뚫고 비와 '눈' 비슷한 것이 섞여서 내리고 있다. 이제 확인해 보니 내리는 그것의 정체는 '비'에 가까운 것 같다. 첫 눈이 이미 왔었다는 '설'도 있고 혹자는 오늘도 눈이 내렸다고 '주장'하겠지만 난 이 정도로는 눈이 왔다고 '인정'해 줄 수 없다. 아직 심리적 월동 준비가 덜 된 탓에 괜히 우기는 거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 아직 빨간 단풍잎도 많이 달려있고 겨울 특유의 그 스산하고 메마른 냄새도 아직 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 정도 농도면 멘자 커피에 뒤지지 않을 듯. 사실 한국에서 어떤 커피를 마시게 될 지 긴장했었다. 뭐 변덕스런 입맛이 환경 변화에 적응한 탓일 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만족스럽다. 한국 커피 문화 수준이 꽤 올라온 듯. 한국 '전통 커피'는 주로 식당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것을 마시게 되는데 가끔씩이라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때론 그 믹스 커피 냄새가 역겨울 때도 있는데 값싼 인공의 냄새 ... 그러고 보면 한국 문화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꼽을 수 있는 몇 가지 특징들은 서로 연결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단 것 좋아하기, 원색 좋아하기, 직선적이기....).

연평도 사건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물론 이런 판단은 대중매체를 근거로 해서 내린 것. 한국 대중문화, 연예산업이 꽤 '짤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고 전반적으로 질도 좋아진 건 이번에 직접 확인한 사실이지만 그런 싸구려 대중문화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공기는 한 마디로 천박하고도 천박하다. 연평도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정말 천박한 수준이다 (신문, TV...). mb 정부가 천박하다는 건 이미 온천하에 들통난 '팩트'지만 그것을 왈가왈부하는 가장 중요한 매체인 언론의 수준 역시 거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북녘에 있는 '동포'라는 이들, 아니 그들의 수뇌부들의 수준 역시 천박하긴 마찬가지고. 어쨌든 가장 심한 욕은 mb 정권에게 향해야 한다. 실용주의 어쩌고 할 때 이미 알아봤지만 뚜렷한 지향점이나 세계관 없이 시류에 몸을 내맡기겠다는 그런 부류 인간들에게 가장 힘든 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즉 아직 시류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단 내리기다. 그런 면에서 좌파라고 비난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자유주의 우파에 가까운 이전 두 정부와 이런 면에선 비교된다. 그런 도발을 시도하지 못하도록 여러 수단을 통해서 '억제'하지만 감히 그런 도발을 하면 다시는 감히 그런 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혼쭐을 내주는 것. 흐리멍텅... 실질적 타격은 입히지 못하면서 관계만 악화시켜 놓았다가 막상 이런 상황이 닥치니 '확전' 되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전전긍긍. 지도자는 '잔머리'가 아닌 '세계관' '역사관'을 가져야 한다. 아, 그 양반과 그 무리가 푸른 지붕 밑에서 살고 있는 게 슬프고 2년 후면 그 집 주인이 바뀔텐데 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새주인 역시 별로 나을 것 같지 않아서 더 슬프다.

앗, 수신자의 처리 용량(2mb)을 훌쩍 뛰어넘는 많은 정보를 전달했다. 게다가 그 와중에 은근히 '열'이 서서히 올라오는 것 아닌가. 자제해야지... 스트레스 받으면 나만 손해... Themawechsel!... 하려고 했는데 작가 사정상 오늘은 여기에서...

ps) 한 가지 얘기만 덧붙이련다. 꿈 얘길 가끔씩 했던 것 같은데 경험적으로 보아서 무의식 세계가 중요한 것 같기 때문이다. 의식의 세계에서야 어떻게든 이런 저런 생각, 마음을 조정하면서 가면을 쓴 채 연기할 수 있지만 그런 제어장치가 풀린 상태에서 비로소 내 심리상태의 '본질'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억하고 있는 어제 꿈 내용도 아주 끔찍했다. 아주... 내면세계를 더 투명하고 맑게 가꿀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