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6일 일요일

(1) 결국 융합, 통섭 2부를 쓰지 못하고 모임에 참석했다. 꽤 유익한 시간이었다. 여러 분야, 여러 세대 '전문가'들이 모이는 독특한 '포럼'. 교수, 예술가, 출판인, 변호사, CEO에 대학원생까지... 벗뜨... 너무 오래걸렸다. 셈에 밝은 사람이라면 - 전형적인 독일인들처럼... - 도저히 견뎌내지 못했을 정도로 얻은 것에 비해서 긴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어쩌랴. 그 모임 취지가 그런 계산을 하지 말자는 것인데... 이것 자체가 일종의 한국식 융합, 통섭 실험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사실 그날 모임의 커뮤니케이션 상황, 내용 자체가 한국의 현실의 어떤 측면을 매우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기에 충분한 살아있는 재료였다.
(2) 어제 오늘 참 추웠다. 창문 사이에 낀 습기가 얼어 붙을 정도로. 재미있는 건 한반도의 이런 추위는 북극이 따뜻해졌기 때문이란다. 북극 온난화, 제트기류의 약화 등으로 북극 한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말씀. 사실 정확하게 그런 내용이 'the day after tomorrow'란 영화의 배경이었다. 온난화가 역설적으로 빙하기로 이어진다는... 그러니 예사롭게 볼 날씨가 아니다.
(3) 그도안 여기 저기 다니며 '교회 shopping' 중이었는데 마침내 찾은 것 같다 [아니,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듯]. 평범한, 그러니까 전형적인 한국 교회를 피하려고 하다보니 오래 걸린 셈이다. 부부가 지향하는 바가 다르기도 했고. 결국 내 관점에서 보면 전형성을 피하는 여러 가능성 중에서 내가 지향하던 극에서 정반대쪽 극으로 옮긴 셈이 되었다. 내 속에 두 극단을 지향하는 마음이 있는데 내가 세우지 않는한 그 둘을 지향하는 교회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포기를 하거나 타협을 해야하는데 과연 어떻게 될지...
(4) '시크릿 가든'이 끝났다. 중반 이후부터 보기 시작해서 지난 주에 내 관심도는 정점에 다다랐다. 그래서 남은 2회를 과연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는데 결론적으로 95% 실망, 5% 여운. 특히 오늘 일사천리 해피엔딩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기가 안타까울 정도였는데 - 시청자들의 과도한 개입 탓이라 여기며... - 마지막 장면 때문에 5점이라도 줄 수 있었다. 모든 게 '꿈'임을 암시하는 그 장면... 마지막 회는 해피엔딩을 원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서비스였을텐데 그 자체로 재미있는 현상이다. 이 정도 수준이면 거의 공동제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한국 드라마 제작 현장 참 열악하다.

p.s.)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에서 그린 온난화 -> 빙하기 가설에 대한 '전문적' 해설 2종을 옮겨 놓는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은 과연 지구온난화가 새로운 빙하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영화의 기본 전제가 과학적으로 얼마나 신빙성있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부터 먼저 갖게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빙하가 녹아 해수의 염도가 떨어짐으로써 밀도가 낮아진 물이 가라앉지 않게 돼 멕시코 만류(Gulf Stream)의 대순환이 중단되고 이로써 북반구의 기후 변화가 유발될 수 있다는 대전제는 이미 관련 연구들에 의해 뒷받침된 '훌륭한 과학'이다.(주3) 좀더 구체적으로는 현재로부터 13,000년 전쯤에 우리가 살고 있는 간빙기의 진전을 일시적으로 가로막았던 소빙하기인 영거 드라이아스(Younger Dryas)기가 이런 이유 때문에 시작되었을 것으로 흔히 추측되고 있다.(주4) 그러나 그와 같은 북반구의 급격한 기후 변화가 지금 당장 시작될 수도 있고, 그것도 불과 6주만에 진행될 수 있다는 영화의 설정은 얼토당토않은 것이다(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아무리 '급격한' 기후 변화라 해도 진행되는 과정이 수십 년은 걸린다). 2004년 2월에 미 국방성의 연구자 두 명이 영화와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 앞으로 15년 이내에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지만, 이들의 견해는 실현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문외한의 견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주5) (...)
반면 이 영화에 비판적인 과학자들은 <투모로우>에서 국지적 기상이변(폭설, 우박, 토네이도, 해일)과 지구온난화를 연결지어 묘사한 것은 전지구적 경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재의 지구온난화 모델을 잘못 이해한 소치이며, 이는 사람들이 지구온난화로 인해 빚어질 수 있는 진짜 문제들(흉작에 따른 기아사태, 열대성 질병의 창궐,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지대 침수)을 이해하는 데 오히려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만들어냄으로써 문제의 해결을 더욱 꼬이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일간지의 과학전문 기자는 헐리웃 영화들의 과학 왜곡 실상에 분통을 터뜨리면서, "만약 헐리웃에서 당신네 실험실에 전화를 걸어오면 그대로 끊어버리라"고 일갈하기도 했다.(주7)

3. Kris Wilson, "Movie Review: The Day after Tomorrow," Science Communication, 26:2(2004), 227-229.
4. 김경렬, 「바다를 알면 기후가 보인다」, ≪주간동아≫ 441호(2004년 7월 1일자), 66-67.
5. Fred Pearce, "Scientists stirred to ridicule ice age claims," NewScientist.com news service (15 April 2004)
6. Stefan Rahmstorf, "Hooray for Hollywood," New Scientist, No. 2449 (29 May 2004): 18; J. Justin Gooding and Katharina Gaus, "Yet even flawed films raise interest in research," Nature, 431 (16 Sepember 2004): 244.
7. Kris Wilson, "Movie Review: The Day after Tomorrow," Science Communication, 26:2(2004), 227-229; Keay Davidson, "It's the science that's disaster in the movies," Nature, 431 (16 Sepember 2004): 244.


지구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주기적으로 변화하여 왔다. 그런데 그 중간에 작은 미니 빙하기가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다. 즉 지구의 기후 현상은 태양으로부터 전달되는 열의 양이 가장 중요하나, 그 밖에 혜성의 충돌, 화산이나, 해류의 영향도 받는다. (...)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중요한 것은 해류의 영향이다. 지구는 적도부근이 햇볓을 더 받고 그 열이 난류의 순환으로 위도가 높은 지역으로 전하여 진다. 그런데, 난류의 흐름은 위도가 높은 지역의 차가운 물이 무거워서 바다 밑으로 내려오면서 적도로 내려오는 한류의 순환과 연결되는 것이다.
그러나 위도가 높은 지역에 담수의 유입으로 염도가 낮아지면 물의 무게가 가벼워져서 적도로 내려가는 한류가 끊어지면서 적도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순환도 같이 무녀져서 위도가 높은 지역이 소빙하기를 겪는다는 것이다. (...)
“영거 드라이아스” 현상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 것이 2004년에 나온 “투머로우(The day after tomorrow)”라는 영화였다. 2010년 들어와서 북반구 지역의 이상저온 현상으로 위 영화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조그만 늦게 나왔으면 허구를 묘사한 영화가 아니라 실제 상황을 찍은 다큐멘터리가 될 뻔 하였다는 반농담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

하지만 지난 해와 올 해 추위는 해류의 영향이 아닌 북극 진동의 변화로 한기를 막아주던 제트 기류가 끊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모양이다. 북극 진동에 변화를 가져온 원인으로 해류를 언급하고 있긴 하다.

"이 모든 맹추위 원인이 북극 진동의 약화 때문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북극의 찬 공기가 북극에 머물지 않고 남하하고 제트기류까지 한반도 아래까지 밀려났다는 것이다. 편서풍인 북반구의 제트기류는 찬 공기의 남하를 막는 장벽. 평년이라면 이 시기 만주 쪽에 있어야 하는 데 제주도 남쪽까지 밀려나 있다고 한다.기상청 정준석 기후예측과장은 "최근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10~15도 이상 높아지는 이상고온 현상으로 북극진동이 크게 약화했다"면서 "이 바람에 찬 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 곳곳이 끊어져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극의 이상고온과 북극진동의 약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나 동태평양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져 생기는 라니냐 현상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해 초 북반구를 강타했던 폭설과 한파도 북극 진동의 약화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당시에는 동태평양 수온이 높아진 엘니뇨 현상이 일어났다.여기에다 몽골 전역이 눈에 뒤덮인 것도 올 겨울 한파의 주요인. 폭설을 맞은 몽골의 대평원이 햇빛을 반사해 찬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진기범 예보국장은 "평년 영하 20도를 기록했던 몽골 서부지역이 최근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시베리아 고기압 세력이 매우 발달했다"며 "우리나라는 이 고기압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북극진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북극 진동은 나비 효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51년에 처음 알아낸 자연 현상이다. 북극 지역과 아열대 지역의 해수면 대기압의 계절에 따른 변화가 통계적으로 독특한 특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두 지역 안에서는 해수면 대기압의 변화가 대체로 같은 경향을 보이지만, 두 지역 사이에는 상반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래서 북극 지역의 대기압이 낮아지면 아열대 지역의 대기압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기상학자들이 해수면 대기압의 그런 상대적 변화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8년 무렵부터였다. 두 지역의 상대적 대기압의 차이에 `북극 진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북극 진동이 북반부의 겨울 날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북극의 대기압이 낮을 경우에는 북극 지역 성층권의 공기는 매우 차가워진다. 그러나 중위도 지역을 순환하는 편서풍이 강화되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기 어려운 상황이 되기 쉬워서 겨울이 대체로 온난하다. 반대로 북극의 대기압이 높아질 경우에는 북극 지역 성층권의 공기는 대기압이 낮을 경우보다 덜 차가워지지만 중위도 지역의 편서풍이 약화되기 때문에 북극 지역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쉽게 밀려내려 올 수 있게 된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