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문자 중계를 하는 곳에 달려 있는 게시판은 그런 애증의 감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경기를 잘못 했을 때 그 팀에 배설되는 미움과 증오의 언어들... 그 팀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그런 악감정을 배설할 자격이라도 얻은 양...
조병화 시인의 유명한 경구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는 물론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고서 나온 건 아니다. 하지만 적용해 봄직하다.
신앙의 대상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타인의 생명과 평화를 하찮게 여기는 근본주의자들.
한 팀 혹은 특정 연예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큰 나머지 그 팀이나 연예인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때 각양 각종 욕설을 배설하는 소위 '팬'들.
過猶不及!
아니 인간은 원래 몰두하고, 애정을 표출할 대상과 쌓아 둔 분노를 배설할 대상을 필요로 한다. 현대사회에 그건 우연히도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팀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저런 통로들이 많이 막혀있지 않은가. 타인종, 타민족, 타국가를 드러내놓고 미워하거나 전쟁을 할 수도 없고 - 물론 그런 길을 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문명국에선 대개 기피되는 방식이다. 미국을 제외하고선...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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