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일 월요일

"Disneyland exists in order to hide that it is the 'real' country, all of 'real' America that is Disneyland (a bit like prisons are there to hide that it is the social in its entirety, in its banal omnipresence, that is carceral). Disneyland is presented as imaginary in order to make us believe that the rest is real, whereas all of Los Angeles and the America that surrounds it are no longer real, but belong to the hyperreal order and to the order of simulation." (J. Baudrillard, Simulacra and Simulation)

“디즈니랜드는 ‘실제의’ 나라, ‘실제의’ 미국 전체가 디즈니랜드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하여 거기 있다(마치 감옥이 사회 전체가 그 평범한 어디서고 감방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하여 거기 있는 것과 약간은 유사하게). 디즈니랜드는 다른 세상을 사실이라고 믿게 하기 위하여 상상적 세계로 제시된다. 그런데 사실은 그곳을 감싸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전체와 미국도 더 이상 실재가 아니며 파생 실재와 시뮬라시옹 질서에 속한다"

맛뵈기 혹은 쇼케이스를 드러내면서 정작 중요한 다른 것들을 은폐하는 경우가 있다. 때론 별 생각없이 그저 어떤 부분을 강조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은폐 공작에 참여한 셈이 되는 경우도 있고. 보드리야르가 언급한 '감옥', '디즈니랜드' 외에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배아의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싸우는 생명윤리 논쟁은 결국 다른 윤리적 논점을 은폐하게 되고, 다문화사회라면서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강조하다보면 이주외국인만 아니면 한국은 단일문화라는 메시지 전파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고, 공정사회를 '원칙' '규칙'을 지키는 것으로 축소하면 규칙을 지키면서 행해지는 불평등 재생산에 대해선 할 말 없게 만드는 것이고, 윤리경영을 아동노동 금지 정도로 축소해서 이해하면 그런 '비윤리적' 경영을 제외하면 나머진 모두 윤리적이라는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고,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자본이동의 자유, 재산 증식의 자유인데 그렇게 축소된 의미로 '자유'를 독점해서 쓰면서 훨씬 더 절박한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러 경우를 다루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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