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떤 학술모임에 참여했다 '공간'의 의미에 대해서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공동체' 얘기였다.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복지, 보건 등 여러 서비스들이 대개 분산되어 있는데, 결합,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는... 그러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형성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는...
근대성의 특징은 분산, 분화다. 일과 여가가 분리되고, 가정과 직장이 분리되고, 삶과 죽음이 분리되고, 기능체계들이 서로 분화하고... 그런 저런 분화는 공간적 분화와 그 궤를 같이 한다. 근대적 공간 재배치의 대표적 방향이 도시화다. 주거로는 아파트. 등등. 그런 분화, 분리가 그 이전 문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준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물질적 풍요로움, 개성의 발현 등등. 하지만 근대의 가을을 맞으면서 근대화의 풍요로움 뒷편의 그림자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그 문제들을 해결 방식은 여전히 근대적이다. 즉, 개별적이고 분리되어 있다. 예컨대, 문제 혹은 현상 하나에 대책 하나 같은 방식... (예를 들어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찾아주는 일에만 몰두하는 조직,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는 조직, 특수교육만 시키는 조직 등의 분화. 혹은 저출산 대책, 자살률 증가에 대한 대책, 장애 인식 개선, 양성평등 인식 개선 등등 같은 특정 현상에 대한 대책들) 그런 분화된 서비스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인간이다. 그런 분리, 인간의 소외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구조가 도시다. 특히 대도시... 물론 대도시 자체가 부정적인 것으로 뭉친 것은 아니다. 대도시의 장점이 많이 있다. 익명성, 자유로운 공기 등등. 다시 근대 이전으로 돌아가서, 마을을 만들고, 공동체를 형성해서, 집단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길을 택하기도 쉽지 않다. 근대의 장점을 버리지 않으면서, 근대의 문제를 해결, 극복하려는 시도들을 찾아야 할 것이다. 도시 내 공동체, 재택근무 등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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