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9일 화요일

초기 사회학 정체성 논의

[오래 전에 요약해 놓은 것인데 정리해서 올려본다. 'Erhard Stölting 2006'으로 되어있을 뿐 그 이상 서지정보를 써 놓지 않았다. 찾아보니 현재 포츠담 대학 교수인데 논문목록에서도 찾을 수 없고. ]

의학, 철학, 법학, 등 오래된 학문들도 그것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파고들면 불명확하기도 하지만 대개 자명한 것으로 이해됨. 신생학문은 사정이 다르다. 새로운 학문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면 두 가지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켜야 한다. 1. 실용성 (praktische Beduerfnisse). 2. 학문성 (Wissenschaftlichkeit). 사회학과 비슷한 시기 정립된 경영학 (Betriebswirtschaftslehre, BWL)의 경우 학문성은 의심 받고 있지만, 실용성 때문에 쉽게 자리를 잡은 경우에 속한다. 사회학은 두 가지 기준 모두에서 의심을 받고 있다.
19세기 말까지 활동했던 초기사회학자들은 사회학의 학문성에 확신을 가졌다. 자연과학 방법론을 적용했고, (진화론적) 역사철학 혹은, 사회진보적 프로그램으로 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연과학적 방식을 그대로 사회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법칙성, 실증주의). 프랑스의 Saint-Simon 과 Comte (역사철학에 가까움), 그리고 벨기에의 통계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Adophe Quetelet (Soziale Physik 이란 개념을 사용한 이), 그리고 영국의 H. Spencer (당대 생물학, 화학을 사회학에 원용함 )등을 들 수 있다.
이후 고전 사회학자들은 역사철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조금 더 분명한 사회학을 추구했다. 사회학의 대상, 즉 "das Soziale" 를 찾으려고 했던 것이다. 프랑스의 실증주의 사회학 전통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사회'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아끼는 '사회없는 사회학'이기도 하였다. 이런 전통은 미시사회학으로 이어진다.
독일에서는 이런 실증주의적 사회학, 역사철학에 모두 반기를 들었다 (자연과학/정신과학에 대한 논쟁이 대표적이다. Rickert, Dilthey 등 신칸트주의자들[서남학파]이 대표적. Weber, Simmel 등은 이들보다는 실증주의적 경향을 수용하는 편이기는 하였다. 독일에서는 이런 실증주의, 사회다윈주의와 같은 정치 프로그램, 운동에 연결된 사회학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었다). 독일에서도 신다윈주의에 경도된 우생학자들이 사회학계에 있었으나 그런 경향을 관철시키지 못하였다. Sombart, Weber 등이 특히 반대입장을 견지하였다 (Sombart는 반유태주의 성향이 있었으나, 이 점에서는 Weber와 함께 하였다). Simmel은 사회학을 미학, 윤리학과 같은 철학의 한 분야로 보았다. Weber에게 사회학은 독자적 학문이라기 보다는 사회과학의 통칭(Sammelbezeichung)이었다.
학문으로서 정체성 확보를 위한 전략은 크게, 1. 연구대상을 달리하거나, 2. 접근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다. 1은 뒤르케임이 시도한 것이다. 사회학은 "사회적 사실"을 다루는 학문으로, 특히 심리학과 구별하려고 하였다. 사회, 사회적인 것은 인간과 인간의 심리 바깥에 위치한 것을 본 것이다. 뒤르케임은 학파를 만들고, 학회지도 만들어 내었다. 2는 René Worms가 채택하였다 (프랑스. 변방에 있었지만, 국제적 영향력은 있었고 Institut International de Sociologie 창설).
초기, Weimar 공화국 시절 독일 사회학사가 주는 교훈: Weimar 공화국 시절 대다수 사회학자들은 공화국에 반대하였다. 사회학은 학문성에서 불충분하고, 민주주의적 정신도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베버 사후 독일사회학의 거두였던 Leopold von Weise가치중립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 금욕적인 태도를 취함으로 정치적 이슈를 경제학자들이 다루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한 편, 사회학이 정치 프로그램과 너무 가까이 있을 때 비록 사회적 효용을 만족시켜줄 수 있을 수는 있을 지라도 학문성을 상실한다. 물론 그 둘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으나, 정치적인 효용과는 늘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
사회학은 학문성과 실용성 어느 한 쪽에 대해서도 시원하게 인정받지 못했으면서도 대학에 자리를 잡았고 나름대로 발전해 왔다. 사회학에 대한 분명한 수요가 있었던 탓이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숨어있는 시장 혹은 수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고, 여의치 않으면 만들어 내면 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