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9일 금요일

운동의 2원칙: 힘 빼기, 핵심 동작 발견하기

귀국 후 주중엔 거의 매일 수영을 하고 있다. '출근'하는 공공도서관 바로 옆에 수영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수영에 대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는데...

수영을 처음 배울 땐 물과 싸우려 든다. 빠져 죽지 않으려고... 물은 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움의 대상이다. 겨우 뜨는 법을 배운 이후에도 물은 내가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 이겨내야 하는 대상이다. '선배들'이 몸에 힘을 빼라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도 머리로만 이해할 뿐 체현해 내긴 쉽지 않다. 물이 극복하거나 이겨야 할 대상이 되지 않아야 비로소 몸에서 힘을 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큰 힘 들이지 않고 긴 시간 수영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지'에 이르면 지상에서 이런 저런 무게에 짓눌린 내 몸이 잠시나마 가벼워지는 물 속에서의 그 상황이 무척이나 반갑다.

물 속에서 속도를 내어 실제로 수영 실력을 쌓는 건 다른 차원의 일이다. 인간의 몸은 물속에서 이동하기 위해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상태가 최적일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몸의 중심축을 몸의 진행방향에 맞추는 일이고 그 축이 좌우나 상하로 움직이는 일을 최대한 줄이는 일이다. 그리고 (동시에) 물이 내 몸을 타고서 흐를 때 편안하도록 내 몸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머리다. 크롤영법('자유형')의 경우 고개를 최대한 안쪽으로 당겨서 시선이 바닥 정면이나 다리 쪽을 볼 수 있는 상태가 바람직하다. 그래야 머리와 고개를 잇는 축이 직선에 가깝게 되는 것이다. 또,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선 몸을 최대한 수면 가까이 그리고 수평으로 유지하는 게 낫다..

요약하자면 (1) 힘빼기 (2) 물 속에서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원칙을 발견할 것!

이런 기본적인 원리(?)는 다른 운동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특히, 힘 빼기! 투수들의 경우에도 몸상태가 '약간' 좋지 않을 때 오히려 투구내용이 오히려 더 좋다고 자주 얘기한다. 몸 상태가 너무 좋으면 자기도 모르게 팔에 힘이 들어간다는 말씀!

어쩌면 이런 원리(라면 원리)는 운동 바깥 세상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을 대할 때도 기본적으로 유연할 필요가 있지만,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법이니 말이다. 어디 학문이라고 다르겠는가. 평생 도전해 보고 싶은 주제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엄숙하게 대해서는 재미도 없고 또 잘 부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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