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 이전에 philology가 있다." 도올 선생이 이런 논지로 얘길 했는데, 내 생각과 꼭 같아 기억해 두고 있다. 언어에 대한 이해는 철학 혹은 어떤 학문을 하든지 그것에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루만과 도올을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데, 그들은 늘 언어, 표현, 단어, 개념에 대한 역사적 이해에서 출발한다. 어쨌거나 어원이나 언어에 '나름' 민감한 내 '아비투스'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때도 사전 찾기를 놀이처럼 즐겼으니까. 요새 내 놀이기구가 된 사전은 Oxford Advanced Leaner's Dictionay 디지탈 버전이다. 모르는 단어 찾을 때 펼쳐보지만 그 옆에 자세하게 나와있는 '어원' 설명을 보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전 속을 찾아 다닐 때까 많다. 사실은 방금 찾은 단어에 대한 어원 설명이 놀라와서 적으려다 앞설명이 길어진 것인데...
그 단어는 다름 아닌 'enough'! 중학교용 단어이지만... 부사로 쓰이는 enoughly 같은 표현이 꼭 있을 것만 같은 것이다.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니 'enough'만으로 enough하다 (하지만 google해보니 enoughly 용례가 꽤 있다. 문법적으로 틀린 것인지...). 하려던 얘기는 사실 enough 어원에 대한 것이다. "Old English genōg, of Germanic origin; related to Dutch genoeg and German genug." 독일어 genug -> 영어 enough.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게 사전 찾기가 놀이가 가끔씩 선사해 주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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