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에 연재되는 소준섭의 '正名論'에서 발견한 내용이다. 중국이 '넓은 땅', '다양한 민족'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통일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한자라는 것. '뜻글자'이기 때문 어떻게 발음과 상관없이 내용을 전달할 수 있었다는... 물론 그것만이 유일한 이유일 수는 없겠지만... 의사사통, 매체 등을 중시하는 '체계이론'적 입장에서 보더라도 설득력있는 설명이라 하겠다. 문자, 의사소통 매체를 지배했기 때문에 중국을 넘어서서 동아시아 문명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뜻글자임'이 21세기적 의사소통 상황에서는 오히려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이해되니 역사를 내다보기란 참 힘든 일이다.
"중국이 이렇듯 유럽처럼 분열되지 않은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바로 문자(文字)이다.
중국은 한자(漢字)라는 상형(象形) 문자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종족들이 분산 거주하면서 발음상 상이함이 나타날 경우에도 뜻을 알 수 있는 상형 문자의 존재에 의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데 큰 지장이 나타나지 않았다. 즉, 한자라는 중국의 상형문자는 발음상의 차이를 초월하여 동일한 함의를 표현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한자는 서로 상이한 언어를 가진 종족 간 교류와 결합의 유대(紐帶)로서 기능했던 것이다. 특히 중앙 왕조는 통일된 문자에 의하여 각 지역과의 안정된 정보 체계를 가질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정치, 군사, 경제적인 결합이 보장되었다. 그리하여 비록 지리적으로 광활하고 교통은 불편했지만, 중국은 한자라는 문자에 토대하여 국토 통일을 유지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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