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대 입학시험에 합격했었는데 석연찮은 이유로 그 입학이 취소되었다는 '사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편지를 받고서 무녀졌을 마음을 생각하면... 다른 경우지만... 최근 경험한 모스크바 입국 심사는 무척 까다롭고 오래 걸렸는데, 인도에서 온 친구의 경우 여권 사진과 현재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심사장에서 두 시간 이상 '억류'되어 있었다고 한다. 도대체 얼마나 다르길래 그럴까 확인해 본 결과... 사진 속 콧수염을 기른 모습이 거의 삼촌뻘은 되어 보여서 러시아 '당국'을 이해하는 쪽으로 '여론'이 '급'바뀌긴 했지만... 사실 언론 보도를 보면 이처럼 '공공의 힘'을 각인시켜주는 기사들 투성이다. 최근에 북한 '당국'에게서 풀려난 미국 국적을 지닌 두 기자도 그렇고... 여하튼 이런 이른 바 '공적 기관'들이 '사적인 인간'들에게 가할 수 있는 힘은 참으로 크다. 나같은 소시민들 대부분은은 대개 그런 '힘'을 느낄 일이 없기만을 바라면서 조심조심 살아가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경우를 만나게 된다. 외국인의 경우 대표적으로 체류허가를 받거나 연장할 때!
오늘 두 통의 편지를 받았다. 보험회사(AOK)와 대학원 (IGSS). 전자는 어떤 내용인지 예측할만 해서 그 편지를 보는 즉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얼굴도 달아오르기 시작했고, 후자의 경우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기쁜 소식을 전해 줄 리 없는 기구아닌가.
'무정부주의'라고도 번역되는 'Anarchism'은 사실 '자율주의'로 번역해야 한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국가' 등 인간을 강제하는 모든 힘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율'로 유지되는 그런 사회... 신분제적 억압에서 벗어났지만 다시 자본의 힘, 국가기구의 강제에 포박된 당대인들의 심정을 이해할만 하지 않은가... (자본주의, 법에 의지한 공권력 사용 등은 그 이전사회의 모순을 극복하는 나름 진보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허나 새로운 질서는 또 다른 모순을 만들어 낸다. 근대의 그늘...). 학자들은 복잡한 현대사회는 '공적 권력'의 개입 혹은 존재 없이는 유지되기 힘들다고 해석한다. 루만의 "Legitimation durch Verfahren"같은 경우 대표적으로 그런 차가운 진단을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ahuman한 '체계'의 입장에서 그렇게 볼 수 있겠지만, 그런 공적 기구의 힘에 영향받는 human의 입장에서 그렇게만 볼 일도 아니다. 사회학도가 아닌 한 '개인'으로서 공적 기관의 힘을 느끼면서 갖게 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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