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친구에게서 들었고 그 이후로 내가 애용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된 얘기인데... 세상 길이 온통 거칠다고 투덜대는 제자에게 선생님이 내리시는 말씀인즉슨... '가죽신을 신어라. 그러면 네 가는 모든 길이 부드러울테니...' 화엄경에 나온다는 "一切唯心造"를 떠올리게 하는 얘기이고, 대학 시절 주위에서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던 유물 변증법 입문서의 관점에서 보면 타파해야할 전형적인 '유심론'적 시각일텐데... 나이가 들수록 이런 관점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어쨌든... 이런 계몽적인 얘기의 뒷면은 곧 사람 마음 고쳐 먹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성찰일 게다.
벗뜨... 세상은 저대로 내버려 두고 늘상 내 마음만 고쳐먹어야 하나? 그렇담 도대체 어디까지 고집을 해야하고, 어떤 점을 지켜야 하나? 이렇게 딴지를 걸어보면 드러나듯이 서두에 꺼낸 얘긴 듣기엔 그럴듯해 보이지만 막상 인생의 한 측면에 대한 얘기일 뿐이다. 그냥 그 정도로 조절해서 들으면 된다. 속담, 좌우명, 어른들의 가르침은 대개 그런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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