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20일 수요일

세상의 복잡함, 그 복잡함을 그대로 좇아가면서 이해하려고 든다면 우린 정보 과잉 상태에서 한 순간도 벗어날 수 없고 이내 처리 용량 부족으로 인한 작동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회는 그런 파국을 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메카니즘을 갖추고 있다. 신뢰, 돈, 조직, 역할, 문화, 하비투스 등등. 그러다 보니 복잡성을 너무 줄이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어른들'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주 발견되는데... 세상을 보고 해석하는 틀을 갖추어서 어떤 유형의 새로운 정보도 그 틀에 따라 해석된다. 더할 나위 없이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세상을 '빨갱이'와 '자유민주주의자' 의 공존으로 이해하는 경우.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자로 규정하면서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는이들을 '빨갱이'로 모는 경우. 모든 잘못된 걸 한 두 사람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자주 본다. 한 때 노무현 프레임이 유행했고, 후속작으로 'mb 때리기' 놀이가 있었다. 여하튼..
때론 복잡한 사태의 핵심을 짚어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요령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지식, 이론이라도 진정한 대가들은 비전문가들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대개 어설프게 아는 사람들이 어려운 어휘, 개념 등으로 무식을 감추려고 한다. 하지만 내공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사태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요약하면 그런 경우도 참 답답하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어설프게 주워들은 지식이나 경험을 앞 세우는 경우, 참 '대략 난감'이다.
'내가 해 봐서 아는데...'류의 상황인식이나, '(매우 복잡해 보이던) x는 알고보니 y더구만...' 같은 단문 정의...
우리 사고는 '복잡성 인식' - '단순화 시도' - '복잡성 인식'.... 이 이어지면 성숙해지고 깊어질 것이다. '어른들'은 '단순화 시도'에서 머무르는 인간들을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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