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로아때문에 올라와 계시던 어머니는 며칠 '휴가'를 내셨고
하루 종일 잠을 안자고 칭얼대던 로아가 마침내 잠에 드셨고
이래저래 출산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아내도 다른 방에서 취침 중...
온전히 나만을 위해서 쓸 수 있는 드문 시간이다
아... 낮에 장보면서 포도주 한 병 사둘걸...
눈 쌓인 바깥 풍경을 보면서 모처럼 얻은 여유를 즐길 수 있었을텐데...

2012년 12월 28일 금요일

나의 이 이중, 삼중, 사중...적인 인격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 미세한 틈만 보여도 그 틈을 비집고서 여지없이 드러나고야 마는 내 인격이라니... 보여지는 내가 아니라 보여지는 않는 내가 나의 참모습이다. 과연 그 참모습을 얼마나 감추고 살 수 있을까... 생긴대로 살고, 희노애락 오욕칠정  모두 드러내는 게 결코 해결책이 아닌 것을...  확 드러내고서 살면 차라리  나을 지도... 그러지 못하고 평생 이런 저런 가면으로 내 참모습이 드러나는 것을 돌려막기하려면... 좀 고전적이고 너무 착한 대안이지만... 잘 다스리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르겠다. 틈이 보여도 좀 참을 수 있도록 다독다독 달래가며 승화시켜야겠다. 희노애락 오욕칠정...을 착하게 다스려야겠다. 내 속의 감정, 욕망을 다 드러내는 것이 결코 내게도 타인에게도 득이 못되는 것을...  욕망해도 괜찮지 않다. 혹은... 항상 욕망해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서 상식을 들먹였지만 사실 내 행동도 상식적이진 않았다. 아. 상식적이란... 얼마나 제멋대로인가...

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지난 주말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잘 마쳤다. 세션 전체에 대한 호응은 예상 외로 좋았고 내 발표에 대한 분위기도 발표, 논평, 토론을 거치면서... 괜찮은 편이었다. 두고 두고 생각하다보니 걸리는 점들이 좀 있는데...
예를 들어 과잉통합의 주체로서 정치보다 경제를 더 중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언급에 대해서... 이번 대선과 대선 이후 파장을 보라고... 정치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매우 중요하다고...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독일도 그런 것 아니냐고... 이런 반론을 제기했어야 했다. 다른 질문에 대한 내 답변도 좀 시원찮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 시간 때문에 ... 다른 한편으로...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제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인데... 여하튼... 복기해보니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내공은 대개 준비된 발표보다 즉흥적 질문에 대처하는 모습에서 더 잘 드러나기 마련인데... 더 쌓는 수밖에...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18일 자정 무렵

내 페친과 트친들이 전하는 소식들만 들으면 문재인은 이미 박모씨를 압도적으로 이기고도 남아야 하는데... 불안하다. 들려오는 소식들이 그리 위안이 되질 않는다. 진중권 교수가 이런 얘길 남겼다. "내일 날씨가 춥답니다. 근데 내일 투표 안 하면 5년이 춥습니다." 누구에게 투표하라는 얘길 직접하진 않았지만...
지난 5년 나름 힘든 시간이었기에... 앞으로 - 어쩌면 그보다 더 힘들 - 5년도 힘들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간절하기에... 과연 어떻게 될까. 아. 두렵다.

19일 오전

투표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한다. 조금 안심이 된다. 벌써 당선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글들도 늘고 있고. 이런 추이라면 생각보다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 이왕이면 더 깜짝 놀랄 정도로 투표율이 높고, 표 차도 많이 났으면 좋겠다.
내 경우.. 문선생에 대한 특별한 호감, 호의가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박씨가 되는 것만은 도저히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거다. 이씨 보느니라고 지난 5년간 고생한 내 눈을 생각해서...
내가 분노하거나 욱하는 대상은 상당히 제한적인데... 거기에 이씨가 포함되어 있다. 차마 내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표현을 이곳에 옮겨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이씨를 생각할 때마다 내 속은 불편했다. 이념, 정책의 질, 실력, 지식... 이런 걸 떠나서... 인격 때문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격... 거짓말하고 인간에 대한 예의를 모르는... 물론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 역시...
박씨는 그보다 결코 못지 않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그만 생각해도 분노가 치미는 것...

19일 저녁

손녀도 보실겸 서울에 올라오신 부모님. 박씨를 찍으셨다고... 티비를 계속보신다. 박씨의 목소리가 반복해서 나오는데... 정말 들어주기 힘들다. 이런 저런 정치 이야기를 꺼내시는데 그냥 조용히 있었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지만... 설득은 커녕 합리적 토론 자체가 성립되기 힘들고... 결국 남는 건 상처 뿐이기 때문...
텔레비전에서 비쳐주는 한나라당, 아니 새누리당 앞 풍경은 엽기적이다. 장년 노년층... 일색... 무섭다. 그 세대들의 생각이...

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이번 대선에게 누구에게 표를 줄 지 물어보면 - 표본수가 많진 않지만 - 많은 경우 "아직 모르겠다. 그 사람이 그 사람 아니냐. 누가 되어도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식의 대답이 돌아온다. 아니! 절대 그렇지 않다. 크게 다르다. 22조를 강 망가트리는 일과 토건업자들 배불리는데 사용하느냐 다른 일에 사용하느냐의 문제다. 언론을 통해서 얼굴을 보거나 목소리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느냐 아니면 마음이 훈훈해지느냐의 문제다.  대선에 대해서 시니컬한 대답을 한 사람들에게 '박원순 잘 하는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역시 시니컬하다. 오세훈이 웃기는 짓 한 것은 분명하지만 박원순이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그게 아니라고.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 행정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꾸었는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제발 좀 들어 보라고. 막상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사례들에는 눈을 감으면서 왜 누구를 뽑아도 그게 그거라는 건지...
나름대로 정치적 흐름(정세)를 잘 읽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선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세를 읽어내려고 애쓰고 있는 중이고... 사실 민주당과 문재인은 훨씬 더 쉽게 선거를 치룰 수 있었다. 정권심판의 여론을 자기 것으로 가져오지 못한 민주당과 문재인 탓에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가슴을 졸이면서 여론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안철수 덕분에 겨우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었다. 여전히 민주당, 문재인은... 많이 모자란 것 같다. 에휴.. 어쨌거나 현재 상황은 그리 비관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과연 지금 예감이 맞아 떨어질지... 겨우 일 주일 있으면 알게 될 터이다.

"과학기술이란 말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면 인문상경이란 말과 비교해 보자. 클래시컬팝도 좋겠다. ...장난하십니까." (트위터에서... 송용근 ‏@insaint03 )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대통령 선거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걱정이다. 공주님도 공주님이지만... 그 언저리에서 한자리 해 먹어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무리들의 얼굴을 보게 될 것 같아서... "해먹는 것" 그 자체야... 사실 근본적으로 다르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상식이나 예절, 세련미는 갖춘 이들이 해 먹기를 바라는 것이다. 한 자리를 해 먹더라도 "혈안"을 감출줄 아는 정도의... 겸손한 척 할 줄 아는... 허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과연 대역전극은 가능할 것인가...
페이스북으로 여론을 가늠하긴 힘들다. 페친들이 달리 페친이 아니다. 친구 아닌가...
내가 주로 여론의 척도로 삼는 건 다음미디어 기사에 달린 댓글들인데... 이번엔 그것도 별로 신뢰할 수가 없다. 다음 기사 댓글을 한 90% 정도는 친문재인, 안철수인 것 같으니... 여론조사 결과와 편차가 너무 큰 것. 세대 간에 차이가 크다거니 그런 점을 보여주는 현상은 아닐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인터넷 여론은 확실히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2012년 12월 8일 토요일

언제 위기인가? 내가 통제하기 힘든 상황... 내 지식, 능력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생길 때...
위기, 스트레스를 적게 경험하려면... 지식, 능력의 범위를 넓힐 것. 경우의 수, 플랜 b, c,d...를 마련해 둘 것!!

2012년 12월 7일 금요일

대화란게 꾸밈없이 물흐르듯 이어지는게 좋으나... 어디 그러기가 쉬운가. 1년 휴직하는 직원과 어색하게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했으면 좋았을 덕담이 이제사 생각나네... 아쉬워라... 그나저나 내겐 이런 의례적인 대화 상황이 여전히 불편하다.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아들딸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하지 마라. 물질 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먹을 양식을 쌓아두려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라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우루과이 한 작은 성당벽에 적혀 있는 글>이라고...

2012년 12월 6일 목요일




페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어지간해선 여백을 허용하지 않는, 여백의 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던 조상을 둔 후손들... 어쩌면 계약기간이 맞지 않아서 겨우 가능하게된 자본주의의 여백..."

2012년 12월 5일 수요일

분명히 아이에게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할 거라는 '슬픈 예감'을 했었다. 지금까지 내 아빠 노릇에 90점 정도는 줄 수 있었다면 어제 처음으로 점수를 크게 잃었다. 이것 저것 다 해줘도 칭얼대는 아이에게 화를 버럭 낸 것. ㅠ ㅠ 산후조리원을 떠나 집으로 온 이후로 짜증이 조금씩 쌓인 여파다.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다들 서로를 향해 스트레스를 키워가고 있다. 더 쌓이기 전에 소소한 일로 한 번 점검할 수 있는 기회였다. 어떤 젊은 아빠가 아이를 키우는 일은 "기쁨 세 배, 힘듦 세 배"라고 하더니... 현재 상태로는... 기쁨 1.5배, 힘듦 1.5배 정도... 에휴. 이제 시작인 것을...
기대치가 높아지고, 욕심이 생기고, 처음 마음을 잊고... 인지상정이지만... 최대한...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처음처럼... 아이를 가졌을 때의 기쁨,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출산했을 때의 기쁨, 병원 문을 나섰을 때의 홀가분함,  주민등록표 기재된 "정로아" 이름을 확인할 때의 신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