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8일 목요일

도덕경의 명제를 체화하고 계시는 MB

"이명박 대통령이 봉하마을 직접 조문을 하겠다는 의도는 자신에 대한 테러(?)를 유도해 신공안정국을 정당화시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 양반은 "비지니스계"에 오래 몸담고 계셔서 그런지, 아님 본인이 이해하고 있는 '실용주의'가 그런 거라서 그런지, 잘 잊는 경향이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말과 언어의 본원적 한계를 지적하는 도덕경의 명제 '道可道非常道 名可名非常名'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가지고 계신 탓인지, 본인 말이 실현되지 않는 현실에 대해 전혀 불편함을 느끼시지 않는 것 같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고 한 말이 그 전직 대통령의 죽음으로 귀결되었고, 그 죽음 이후에 "전직 대통령의 예우에 어긋남이 없이 정중하게 모시라"고 했다는데 여전히 서울시청 앞 광장을 경찰차로 막고 현실, 그 말과 현실의 어긋남은 그런 방식으로 밖에 설명되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런 소릴 듣겠는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드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의 끝이 결국 이러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은 부디 하지 마시길 바란다. 그리고 봉하마을 조문을 포기하시는 것이 좋겠다. 왠만하면 29일 영결식에도 참석하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울시청앞 광장에 있는 전경버스 먼저 치우고, 조문 대신 청와대에서 자중하고 있겠다고 밝히시면 국민들의 분노도 조금은 누그러들지 않을까 싶다.

약속하셨던 재산헌납을 하지 않으셔도 좋고, 적지 않은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하야도 저는 바라지 않는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지도 않겠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경제는 정부가 가만히만 있어도 왠만하면 살아나는 자기 복원력이 있다'고 하지 않나. 부디 가만히 계시라
."

ps) 새소식: 이 정부, 유족들의 부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려는 것까지 막았다고 한다. 그리고 영결식을 하루 앞두고 불교의례에 맞춰 제작된 대나무 만장(輓章)을 금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2mb의 기억력은 몇 초인가? 아니 그는 '예우'라는 말을 독창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김어준의 말로 마무리를 대신한다. "내가 지금 그 수준의 인간들이 주인 행세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뼛속 깊이 실감났다. 너무 후지다. 너무 후져 내가 이 시대에 속했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댓글 1개:

  1. 적진(?)에 무리하게 들어가 계란세례나 봉변(?)을 당함으로써 국면의 전환을 도모 (?) (그게 정말 그 의도를 가지고 벌인 일인지는 모를 일이죠)했던 것은 몇번 있었죠.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것이 정원식 전 총리였던가요...아마 강경대 군 사망 이후에 달아올랐던 시기였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 대학을 방문하였다가 이 양반이 밀가루를 뒤집어쓰시는 사태라 발생했고...젊은 학생들의 도덕성 (무례함?)이 도마에 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뭐 근 20년 전이니...벌써 그렇게 되었나?...뭐...)
    그런 음모론이 돌고 있는것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ㅎㅎ)

    그리고 이명박씨의 그 발언,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세우겠다는 발언은..."전직 대통령을 손봐드리는 문화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세우겠다" (왜냐면 그전까지는 확실히 정말 끝까지 손봐준적이 없으므로...)는 말이 혹 와전된 것이 아닌가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돌봐드리는 것과 봐드리는 것은 돌자하나 차이이니...

    뭐 헤어질때 별로 그럴 생각이 없어도 "나중에 술한잔 하자"라고 인사하는 것 (일종의 phatisch한 표현)과 별 다를 바 없는 그런 "뜻"을 담았을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고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