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의 '근본'은 '바보상자'라는 믿음 때문에 요즘 보기 드문 구형을 가지고 있는데, 어젠 좀 아쉬웠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재도전 사건'은 매우 유익한 사회적 학습 기회였고 앞으로 가요계와 방송계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정함, 정의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확인했고, 고만고만한 '땐스가수' '아이돌'이 지배하고 있던 영토가 확 줄어드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대신 진지하게 음악하는 이들의 열정과 실력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기를... 결국 진심, 열정은 통한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김병만의 달인 연기나 남격, 1박 2일, 무한도전 같은 날 것에 가깝게 보여주는 예능이 인기를 얻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연예인 캐스팅 프로그램 인기 역시... ).
그리고... 난 어제 김범수 일등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는데, 모두 못난 티비 탓이다. 흑흑. 하지만 잘난 티비였더라도 한계가 있었을 것. 그래서 어제 결과는 현장 투표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더 흥미롭다. 음악의 본질은 역시 공연에 있다는 사실! 디지털 기술로 성형하듯이 만들어 내는 음악이 아닌 날 것 그대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도 재미있게 들었었는데, 김범수 씨, 인생의 전환점이 되겠다. 새삼 확인하지만, 티비의 영향력 정말 대단하다. 아니, 그런 방송의 방향을 좌지우지 하는 '대중'의 힘 역시 대단하다. 아니 실체가 불분명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면서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고, 사람과 사람이 하는 일을 죽였다가 살리기도 하는 현대 사회의 발현 방식이 대단하다. 그런 점에서 무섭기까지 하다. 매트릭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