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1일 화요일

아무래도 야구를 끊든지 해야지 원. 근성없고 머리를 쓸 줄 모르는 쓰레기 같은 플레이 때문에 성질 버리겠다. 이참에 페이스북, 스마트폰도... 이건 끊지는 못하겠지만... 많이...줄여야겠다. 벌써 7월을 다 보내지 않았는가. 8월이다. 정신차리기!!!
리영희, 이원복을 생각하며... 김구 선생을 떠올렸다.

'나의 소원'이란 글에서...

"네 소원(所願)이 무엇이냐 하고 하느님이 내게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大韓獨立)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우리 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自主獨立)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 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希望)이요 이상(理想)이다.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 현실의 일은 아니다. 사해 동포(四海同胞)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마땅히 할 일이나, 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 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最善)의 국가(國家)를 이루고 최선의 문화(文化)를 낳아 길러서, 다른 민족과 서로 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民主主義)요, 이것이 인류의 현 단계에서는 가장 확실한 진리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任務)는, 첫째로, 남의 절제(節制)도 아니 받고 남에게 의뢰(依賴)도 아니 하는,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 수 없을뿐더러, 우리 민족의 정신력(精神力)을 자유로 발휘(發揮)하여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 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平和)와 복락(福樂)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 그것을 먼저 우리 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날의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나라마다 안으로는 정치상, 경제상, 사회상으로 불평등, 불합리가 있고, 밖으로 국제적으로는 나라와 나라의, 민족과 민족의 시기(猜忌), 알력(軋轢), 침략(侵略), 그리고 그 침략에 대한 보복(報復)으로 작고 큰 전쟁이 끊일 사이가 없어서 많은 생명과 재물을 희생하고도, 좋은 일이 오는 것이 아니라 인심(人心)의 불안(不安)과 도덕(道德)의 타락(墮落)은 갈수록 더하니, 이래 가지고는 전쟁이 끊일 날이 없어, 인류는 마침내 멸망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 세계에는 새로운 생활 원리(生活原理)의 발견(發見)과 실천(實踐)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天職)이라고 믿는다. 이러하므로, 우리 민족의 독립이란 결코 삼천 리 삼천만만의 일이 아니라, 진실로 세계의 전체의 운명에 관한 일이요, 그러므로 우리 나라의 독립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곧 인류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의 오늘날 형편이 초라한 것을 보고 자굴지심(自屈之心)을 발하여, 우리가 세우는 나라가 그처럼 위대한 일을 할 것을 의심한다 하면, 그것은 스스로 모욕(侮辱)하는 일이다. 우리 민족의 지나간 역사가 빛나지 아니함이 아니나, 그것은 아직 서곡(序曲)이었다. 우리가 주연 배우(主演俳優)로 세계 역사의 무대(舞臺)에 나서는 것은 오늘 이후다. 삼천만의 우리 민족이 옛날의 그리스 민족이나 로마 민족이 한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내가 원하는 우리 민족의 사업은 결코 세계를 무력(武力)으로 정복(征服)하거나 경제력(經濟力)으로 지배(支配)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일을 하자는것이다. 어느 민족도 일찍이 그러한 일을 한 이가 없으니 그것은 공상(空想)이라고 하지 마라. 일찍이 아무도 한 자가 없기에 우리가 하자는 것이다. 이 큰 일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남겨 놓으신 것임을 깨달을 때에 우리 민족은 비로소 제 길을 찾고 제 일을 알아본 것이다. 나는 우리 나라의 청년 남녀(靑年男女)가 모두 과거의 조그맣고 좁다란 생각을 버리고, 우리 민족의 큰 사명(使命)에 눈을 떠서, 제 마음을 닦고 제 힘을 기르기로 낙(樂)을 삼기를 바란다. 젊은 사람들이 모두 이 정신을 가지고 이 방향으로 힘을 쓸진댄, 30년이 못 하여 우리 민족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나는 확신(確信)하는 바이다."

다른 글에서는 또 이렇게...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는 우리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결국... 민족, 국가의 '자주'와 '문화'다. '자주'(自主), 즉 스스로 주인이 되려면... 이 시점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등 외세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결국 남북통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남쪽에서 상식을 세우는 기초가 된다. 결국, 상식은... 항상 남북관계를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통일을 하고 상식을 세우는 기초 중 기초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경제력, 정치력을 잘 활용해야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모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민족주의? 그것으로도 한계가 있다. 세계적 보편성을 띤... 아니 새로운 세계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그런 문화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좀 더 해보면 김구 선생의 견해는 지극히 원론적이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드러난다. 자주적이라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더군다나 '자주적'이란 게 상대적인 개념임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예전에 민주화 운동이 왕성하던 시기에 '정치적 민주주의'(작게는 '직선제')는 목표였지만, 그래서 민주주의가 실현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지만... 왠걸... 정치적 민주주의는 절차일 뿐이었다.
'문화' 역시 막연하기 그지 없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그런 '문화'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결론은? 우리는 복잡성을 감내하면서, 근대사회의 장점과 단점, 남한의 한계와 장점, 성취한 것과 남은 과제,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고려하면서... 그저 조심스럽게 문제를 하나씩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변화, 혁명을 꿈꾸지 않는 한...
어쩌면 혁명은 소규모 공동생활, 협동조합... 그런 방식으로 나타날수도...
영성을 키우는... 그런...
요즘 오며 가며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 있는 책이 있는데 매우 흥미롭다. 리영희의 '대화', 그리고 이원복의 '가로세로 세계사'. 내용 자체도 물론 유익하고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저자가 살아온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서 좋다.
리영희의 경우 외신전문기자,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있었던 교수로서의 삶에서 국제적 정세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것의 의미를 한국에 전달하려는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팩트'를 수집해서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지금처럼 팩트가 넘쳐나는 시대였다면 아마 그는 다른 방식으로 작업했을 것이다. 어쩌면 역사철학 같은... 왜? 지금은 사실보다 해석이 더 중요한 시대니까... 어쩌면 지금이라면 오히려 더 보수적 인사로 여겨졌을 듯... 여하튼 그는 미국에 종속된 나라 꼴을 아주 못마땅하게 여겼다. 어쩌면 자주적인 나라,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국가... 라는 아주 상식적이고 소박한 꿈을 가졌던 것 같다. 
이원복 선생은 한국이 아주 못살던 시절 독일에 유학 간 이후 경험한 선진국의 부러운 모습을 소개하는 것을 사명으로 목적으로 삼았다. 그 작업의 결과가 '먼나라 이웃나라'. 이제 한국이 선진국 문턱에 있으니 미래비전을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이 책 '가로세로 세계사'에선... '나는 잘사는 부자 나라, 힘이 센 나라도 좋지만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 선진 대한민국은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나라'여야 한다고 믿는다...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나라는 세계를 품어 안고 이해할 수 있는 넉넉한 국민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들이 21세기 세계를 이끌고나가기 위해서는 세계를 알아야 하고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가로세로 세계사'를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다'.
여하튼... 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알았고, 그래서 일관되게 작업할 수 있었고, 결국 그렇게 큰 족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나고 나면 다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결정은 지금 내리는 것이고, 지금 이 순간엔 모든 것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더군다나... 시대가 변했다. 세상은 더 복잡해졌고, 무엇이 옳고 의미있는 길인지를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물론... 지금 당장. 한국에 주어진 과제는 분명해 보인다. 상식과 원칙을 바로 세우기! 이 모든 게 가카 덕이다. 그 양반이 비상식, 몰상식의 극단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안철수만큼만 얘기해도 한국에선 '진보' '빨갱이' 소리를 들을 판이니...
이원복 선생의 말처럼 한국이 '존경받는 나라'가 되려면... 다른 것 필요없다. 안철수가 그리는 그런 모습만 되어도 충분하다. 상식이 통하는 나라, 공존 공생하는 나라... 좀 자주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그런 나라...
세계화된 사회니까... 충분히 열려 있으면서 세계적인 가치와 기준을 만들어내고 지키는 그런 나라. 동시에 당당하게 우리의 기준을 가지고 자주적으로 결정하는 그런 나라...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굳이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 필요가 있나. 죽을 때가 오면 죽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삶의 태도가 달라진다. 내 삶도 그렇게 바뀌었다. 죽음을 배우면 죽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삶이 달라진다." 


 ―죽음에서 무엇을 배운다는 건가? 


 "죽음은 혼자 떠나는 것이다. 모든 걸 남겨두고 간다. 우리 삶은 갖고 가지 못하는 것들에 너무 집착한다. 마지막을 생각하면 삶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때 훨씬 현명해진다. 중세 수도원 수사들은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라고 서로 인사했다. 자신의 마지막과 소통한 것이다."

오늘 조선일보 인터뷰 기사 중 일부다. 대구의료원의 호스피스 병동을 책임지는 의사 김여환(47)씨와의...

지난 해 어떤 계기가 있어서 '자살'과 '죽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쓰려던 자살에 대한 논문을 완성하진 못했지 그 공부 자체는 매우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을 천선영 교수가 이미 해 놔서 새삼스럽게 그 분야로 뛰어 들 엄두를 내진 못하겠지만, 생명윤리의 사회학과 관련해서 충분히 연결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생명윤리의 '생명'이 그야말로 모호한 개념이라서 '생명윤리'라는 개념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학자들도 있는 것 같지만... 바로 그 때문에 '생명윤리'가 요즘 유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명윤리엔 심지어 죽음의 윤리도 포함하고 있다. 생명윤리와 비슷한 이중적 대접을 받고 있는 개념이 생명과학, 생명공학이다. 모호하지만 그 모호함 때문에 사랑받는...

생명과학 논의에선 실제로 '생명'에 대한 다양한 이해가 드러난다. 노련한 과학자들은 그것을 잘 이용하기도 하고... "'생명' 앞에서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좀 진부하다. (어제 목사님 설교도 그런 내용이었다. 군대 귀신 씌인 청년을 살리기 위해서 수 천명의 돼지가 죽는 사건... 청년의 생명이 귀하다! 뭐 그런...) 물론... 그런 명백한 생명의 위기 상황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을 것이다. 배제의 증가 경향 때문에... 하지만 생명의 위기는 덜 절박한 방식으로도 여기 저기에서 관찰된다. 그래서 이젠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할 경우들이 늘고 있다. 선택의 가능성들,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앎이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드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얘기는 더 이상 '금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모를 권리' (Recht auf Nicht-wissen-wollen) 같은 개념이 등장했을까...

이젠 더 많은 지식은 행복으로 이르는 지름길이 아니다. 지식과 정보의 홍수, 아니 쓰나미 속에서 생존하려면 지식과 정보 다이어트가 필수부가결하다. 하지만... 나 혼자서... 다이어트한다고 될 일만도 아니다. 예를 들어서... 태아에 대한 유전자 검사 등을 거부하더라도... 혹시 유전적 질병을 가지고서 태어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따질 경우 그런 검사를 받지 않은 점이 고려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알려면 알 수 있는데 모른다는 건... 애초에 모르는 것과 같을 수가 없는 것이다.

더 많은 지식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해 줄거라는 소박한 믿음을 유지하기란... 더 힘들어지고 있다.
다시... 월요일... 7월의... 마지막...이틀...

어영부영... 오전 시간이 거의 다 갔다. 덥지만... 오늘도...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시고...

계속된 무더위 때문에 에어컨, 선풍기를 하루 종일 끼고 살고 있다. 그 탓인지 며칠 전부터 콧물이... 다행이 더 심각한 감기 상태로 악화되지는 않는데... 여하튼 이래 저래 힘든 시기다.

그래도... 가을 기운이 갑자기 다가온다면... 그건 더 반갑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무섭게 느낄 것 같다. 그러지 않도록... 여름 기운이 있을 동안에 최대한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2012년 7월 25일 수요일

'상식/ 비상식'을 '합리/ 비합리'로 연결시킬 수 있을까? 상식적인 것은 합리적인 것이고, 비상식은 비합리적인 것일까? 결론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아니 엄밀하게 볼 때 그런 연결은 불가능하다. 왜? 상식과 비상식을 엄밀하게 정의내리고 구분할 수 있는 그런 기준이 없다. 합리, 비합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굳이 이 두 카테고리를 연결시키려면 어떤 기준에서 볼 때 그럴 수 있는지, 아니면 그럴 수 없는 지를 우선 이야기해야 한다.
한국은 지금 진보와 보수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 간의 싸움이라고 하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는, 기대되는 기준이나 원칙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의 표현일 것이다. 그것은 공정/비공정 카테고리로도 이야기되는 것 같다. 곧 '상식/비상식'은 '공정/비공정'과 유사하다! '합리적'이란 표현은 상황이나 사람의 행동이 설명가능하고, 예측가능할 때 사용되는 것 같다. (to be continued ^^)
아무리 덥다고 해도 사무실에 있으니 그래도 견딜만하다. 내 공간이 충분히 넓고, 선풍기도 있고... 게다가 1시간 전부턴 미지근하지만 에어컨 바람까지 나오니...  심지어 조금 전엔 '따뜻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여유를...
쇼팽의 Nocturnes을 듣고 있다. 夜想曲이라... 피아노 소리가 시원하다. 바흐는 겨울에 더 어울리는듯.

2012년 7월 24일 화요일

어제 힐링캠프 안철수 편을 재미있게 봤다.예전에 '좋은 행정, 나쁜 정치'를 구분하고 '전문가의 정치' 같은 것을 얘기하던 모습에서 좀 진전된 것 같아 보이긴 했다. 하지만 정책은 그렇다치고 그 정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정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 같다. 책에서 그런 얘길 좀 했을까? 여하튼 고민을 많이 한 티는 났다. 민주당의 조직이라는 몸에 안철수의 몸이 결합되어서 대선을 치루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문재인은... 총리나 하고... 그 양반 요새 좀 실망이어서... 대통령은 큰 그림을 그려야하니까 (멩박이도 큰 그림을 그리긴했다. 강들이 서로 서로 '통'하여 연결되는 그런... 너무 원대해서 범인들은 감히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도 힘든... 다행히도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여하튼 미친... )... 문재인은 총리 정도가 어울리는 그릇인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안철수씨가 책을 쓰는 이야길 했다. 책상 위에 책을 쓰기 위한 자료들을 놓고 또 읽고서... 결국 책 한 권으로 결과물이 집약되어서 나오면 그 자료들을 다 치워도 좋다는 취지의... 그 얘길 들으면서 뜨끔했다. 수 년동안 쌓아놓고 들고 다니는 자료들... 한 번 싹 치우고 싶다는...
도대체 난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건지.... 내가 읽은 것 고민한 것을 도대체 어떤 결론으로 집약해서 표현할 것인지 고미하던 차에 도전이 되는 얘기였다. '안철수의 생각'을... 나도 사 줘야 하나?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기아 타이거즈 +1로 전반기 마감. 전반기 마지막 인터뷰하는 선동렬 감독 표정이 무척 밝다. So am I!!

2012년 7월 18일 수요일

지하철 옆자리 아주머니. 약밥인지 참기름향 나는 무엇을 꺼내 한 입 드신다. 공공장소에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에 예민한 편인데 오늘은 그런 마음이 크게 들지 않는다. 우리들의 어머니, 그 어머니의 어머니 같아서다. 비오는 늦은 밤... 마음이 짠하다.
잠들기 힘든 밤. 캄캄한 거실에 나와 창밖을 내다보며 포도주를 마시다. 생각이 많아서일까...

2012년 7월 16일 월요일

한참 열심히 하다가 점심 탓에 맥이 끊겼다. 흐름을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 주말을 보내고 난 월요일이라 더 그런지도... 주말에 충분히, 게다가 알차게(!) 잘 놀았는데도... 놀 때 잘 놀아야 일의 능률이 높아진다는 내 지론이 무색하게... 날이 그리 덥지도 습하지도 않고... 환경적인 조건은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는데도... 점심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게다가 맛있는 커피를 앞에 두고 있는데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무식하게 하는 수밖에... 더군다나 오후엔 '숙제검사'를 받아야 하지 않은가...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다시 아침. 비. 커피. 그리고 스무디 킹 출신의 시저 닭가슴살 랩.

2012년 7월 10일 화요일

모처럼 바람을 쐬고 왔다. 암. 이런 날도 있어야지. 다 재미있게 살자고 하는 일들 아니던가. 빅 재미를 얻으려다 잔재미들을 희생시켜선 안 될 것이다.
사진발 잘 받는 흐린 날이었다. 그래봐야 고작 핸드폰 카메라...ㅠ ㅠ 지금 보니 사진이 너무 어두운 것 같기도 하고...




2012년 7월 5일 목요일

예술, 미적 감수성

"이 논문은 우리가 현재 처한 현실이 근대의 구성물임을 재확인하고 현대사회의 병리에 대처하는 데 예술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목적에서 작성되었다. ... 아도르노(Theodor W. Adorno)는 판단력의 미적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 ‘전통적인’ 근대 패러다임은 아도르노의 예술론을 통해 새롭게 사회적 구속력을 기 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술이 본래 위상을 회복하고 근대성의 핵심요소로서 다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근대성 논의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이순예 2010, 근대성, 합리와 비합리성의 변증법. ) 

이 구절을 읽으면서 어제 읽었더던 하르트무트 로자(Hartmut Rosa)에 대한 die Zeit 기사 내용이 생각났다. 로자의 새 책 "Weltbeziehungen im Zeitalter der Beschleunigung"을 소개하는 이 기사에 따르면 로자는 주체가 세계와 성공적 관계를 맺는데 (gelingende Weltbeziheungen) 더 많은 "미적 감수성(Ästhetik), 자연(Natur), 종교(Religion)" 등이 도움이 될 거라고 얘기하는 모양이다. 이순예 선생이 아도르노를 통해서 제시한 '예술'과 로자의 '미적 감수성'을 연결시켜 볼 수 있겠다.
큰 비가 내리려는지 하늘이 흐리다. 내 마음도... 초큼...  늦은 오후에나 냉방을 하더니 오늘은 웬일인지 오전부터... 높은 습도 탓에 혹시라도 업무효율이 떨어질까봐 세심히 배려한 탓일까. 내일 검사받아야 할 숙제때문에.. 마음이... 초큼... 무겁다. 잘 풀리지 않는 것이다. 일단 큰 틀을 포기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채워 넣으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그림이 다시 그려지겠지...

2012년 7월 3일 화요일

'남자의 물건' (김정운, 2012) 중에서

책 반납하기 전에 인상적인 구절을 좀 남겨 놓으려고...

p.23: "우리의 삶이 재미없는 이유는 '선택의 자유 freedom of choice'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자들은 모이면 군대 이야기다. 이 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트라우마를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꾸 반복적으로 한 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이유는 뭔가 심리적으로 막혀 있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모여 앉으면 시집살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 선택의 자유는 인간 존재의 근거다. ... 요즘 유행하는 행동경제학의 '넛지 nudge' 같은 개념은 바로 이 선택의 자유에 관한 경영학적 변형이다. 방향만 은근슬쩍 제시하고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리도록 해야 행복해한다는 것이다."

p.32: "... 마르크스 <자본론> 어딘가에 있는 내용이다. 행동을 하기 전에 목표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이야기다. ... 목적과 상상력, 이 두가지가 인간 행위의 본질이다. 목적을 떠올리고 그 목적을 향한 행위를 가능케 하는 그 힘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느껴지는 심리적 경험의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이를 심리학에서는 '모티베이션 motivation'이라는 개념으로 다룬다. 그러나 뫁티베이션은 아주 애매한 미국식 개념이다. .. '모티베이션' 혹은 '동기'로 번역되는 이 실행 동력의 한국식 조작적 정의는 과연 어떤 것일까?
'설렘'이다. 가슴이 뛰고, 자구 생각나고, 목표가 이뤄지는 그 순간이 기대되는 그 느낌을 우리말로는 '설렘'이라고 한다. ... 설레는 일이 있어야 삶이 행복하고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분명해야 설레는 삶을 살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지난 한 주간 내 일상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된다. 내가 가슴 설레며 기다렸던 일을 기억해내면 된다. 바로 그 일들이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들이다. 그 설레는 일들을 끊임없이 계획하며 살면 된다. "

p.42: "세계 모든 문화권에는 '겸손하라!'는 도덕적 명령이 존재한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겸손은 본질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덕목이기 때문에 그런 도덕적 명령이 존재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거다. 누구나 자기 잘난 거 잘난 체하며, 폼 나고 싶어 한다."

p.45: "삶의 속도가 급변하여 생기는 문화병의 치료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걷기'다. 수백만 년에 이르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우리의 몸과 마음은 '걷는 속도'에 적응해 발달해왔다. 감당하기 어렵게 빠른 삶의 속도는 불과 지난 몇백 년 동안의 일일 뿐이다."

p.63: 새해의 결심이 좌절되는 이유는 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 옹골찬 계획을 이뤄내기 위한 방법론에 뭔가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까닭이다. 나 자신과 싸우려고 달려들기 때문이다. 언제가부터 '나 자신과이 투쟁'이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되었다. 마라톤... 산 정상... 성공한 사람...
불안해서 그렇다. ... 자신의 불안한 내면의 원인이 분명치 않으니 외부에서 그 원인을 찾아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바깥의 적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래서 스스로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그 불안의 원인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다. 그래야 문제의 내용은 물론 해결책도 간단해지기 때문이다. 착하거나 혹은 비겁한 이들의 특징이다. 그러나 미래는 원래 불안한 거다.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류는 무한 지속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견디지 못해 1년 365일을 만든 것이다. 무한한 미래를 1년 단위로 끊어놓으면, 미래가 매년 새로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365일이 지나면 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미래는 그다지 무섭지 않다. 영원으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매번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새해는 인류가 시간의 공포와 불안에서 풀려나기 위해 지난 수만 년간 고안해낸 마법이다. ... 새해에는 즐거운 결심을 해야 한다. ... 제발 나를 괴롭히며 싸워 이기려고 달려들지 말자. 이미 충분이 많이 싸웠다. 나 자신은 절대 싸워 이겨야 할 적이 아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설득해야 할 아주 착하고 여린 친구다."

p.75: "개념은 객관적인 것이 아니다. 문화적 약속이다. 혼돈스러운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사람들은 개념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일단 개념이 한번 성립하면, 그 개념은 역으로 또 다른 실재를 만들어낸다. 개념과 실재 사이에 성립하는 이와 같은 상호 규정을 '해석학적 순환 hermeneutischer Zirkel'이라고 한다."

p.86: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서 내면화하는 도덕적 규범들의 초기 형태는 '사회적 참조 social referencing'라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낯선 상황 혹은 낯선 대상에 대한 아이들의 규범적 판단은 어머니의 정서적 반응을 참조해 결정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난생처음 흑인을 본 아이는 어머니의 표정을 살핀다. 어머니가 당황해하거나 어색하면 아이의 반응도 똑같아진다. ... 흑인에 대한 문화적 편견은 이렇게 주변인들의 정서적 반응을 참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과 같은 사회적 소수집단에 대한 편견 또한 이런 식으로 세대를 건너며 전달된다. 물론 왜곡과 편견의 해소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p.98: 하버마스가 이야기하는 도구적 합리성과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심리학적 근거는 '함께 보기 joint-attention'라는 상호작용이다. '마주 보기 eye-contact'와 더불어 '함께 보기'는 아동의 의사소통 발달의 핵심현상이다. ... '함께 보기'로부터 시작하는 상호간의 '관심 공유' '의도 공유'야말로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심리학적 기초다.

p.103: "인간은 불안하다. 유한한 존재는 죄다 불안하다. 그 불안의 실체는 시간이다. 도무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은 죽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다. 죽음에 대한 불안 또한 그 본질상 시간에 대한 불안이다.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전, 인류는 자연을 두려워했다. 도무지 통제가 안 되기 때문이다.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인간은 스스로의 의식을 바꾸는 방식으로 극복했다.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으로 바꿔 버리는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다. 원근법이다. 도무지 통제 불가능한 대자연의 공간을 2 차원의 평면 위에 그려낼 수 있게 되자, 자연은 곧바로 인간의 손아귀에 들어왔다. 소실점으로 회귀하는 객관적 척도를 발명한 것이다. 아울러 소실점을 기준으로 누구나 납득할 수 있게 비율로 그려내는 자연의 미메시스는 인간 합리성의 토대가 된다. 이는 근대 과학의 기초가 되고, 인간은 드디어 자연을 마음대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공간과는 달리 시간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에게 차원을 줄이는 지혜가 있었다. 4차원의 시간도 3차원 공간으로 줄이면 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게 시계다. ... 시계의 본질적 기능은 반복이다. 도무지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는 시간이 시계라는 3차원의 물건에 들어가자, 시간은 이제 반복되는 게 되었다. ... 오늘 잘못하면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것도 잘 안되면 내년에 또다시 시작하면 된다. ... 이런 식의 도덕적 해이를 벗어나기 위해 인류는 또다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낸다. '발달 development'이다. ... 성장과 발달의 개념은 역사의식과 더불어 나타난 근대적 발명이다. ... 사회처럼 각 개인도 발달학 성장해야 한다. 그래서 발달심리학이 탄생한다. 인간의 발달은 영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에서 완성되는 것으로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다."

p.105: "성인이 됨과 동시에 대부분 죽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나이 마흔을 불혹이라 했을까? 오늘날 '마흔 불혹'의 뜻은 바뀌었다. '아무도 유혹하지 않는 나이'라는 뜻이다."

p.107: "우리의 '가족'이 그토록 갈등인 이유는 가족의 사회적 표상이 너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 부부관계도 마찬가지다..."

p.139: "사람이 왜 그렇게 금방 싫증을 내는가에 관해 칙센트미하이는 '능력'과 '과제'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과제가 내 능력보다 어려우면 사람들은 불안해하고 걱정에 빠진다. 반대로 과제가 내 능력보다 못하며 지루함과 권태를 느끼고 무관심에 빠진다. 그러니까 내 능력과 과제는 지속적으로 서로 발전해야 끊임없이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이 발전의 동력은 약간씩 어긋나는 능력과 과제의 관계다. 내 능력보다 과제가 약가 더 높은 것은 바람직한 것이다. 견딜 만한 불안이다. 이 경우 각성 상태가 유지되며 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더욱 몰두하게 된다. ... 인터넷 게임... 그래서 공부하는 게 제일 재미있는 일이다. 자기 능력이 향상되며 과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p.157:  이어령 편 "'언제 외로우세요?' ... '디스커뮤니케이션 discommunication.' '미스커뮤니케이션 miscommunication'이 아니고 '디스커뮤니케이션'이다. 미스커뮤니케이션은 소통의 의지는 있으나 내용이 잘못 전달되는 경우다. 그러니 디스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 소통의 의자 자체가 아예 없거나 화자의 의도가 애초부터 왜곡되는 현상이다."

2012년 7월 2일 월요일

7월의 첫 월요일... 그렇다. 자그만치 7월이다. '6월말까지...'라고 약속한 게 있었는데 그것을 지키지 못해서 마음 한 구석이 무겁다. 기대하는 일이 하나 있었는데... 그래도 안되어서 다른 한 구석도 무겁다. 이런 저런 일때문에 사람들 만나는 일이 그리 편치 않는 경우가 있어서 또 다른 한 구석은 찜찜하다. 그래도 가장 힘이 되는 건... 내 식구들이다. 그렇지. 이제 식구들이란 표현이 어울리지. 7월을 맞이하여 심기일전 논문에 매진하기로 했다. 다른 길이 모두 막혔고, 물리적 환경도 최상의 조건이고, 12월이 되면  생활 환경이 완전히 바뀔테니 그 때까지의 시간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