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4일 토요일

일단 안철수씨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는 점, 그리고 그가 한국 정치의 개선에 이미 많은 기여를 했음을 인정한다는 점을 전제하고서... 아래 기사가 사실이라면... 안철수씨는... 임명직이라면 모르겠지만 선거를 통한 현실정치에 참여하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선거는 차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똑같다면 다른 사람이 아닌 이 사람을 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좀 지저분한 방식으로 차이를 드러내거나 혹은 차이를 희석시키려는 경우도 있다. '흑색선전' '네거티브 공세' 등. 그런 방식엔 나름 선방하더니, 막상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차이 확인 과정을 부담스러워하는 철수씨. 너무 착하고, 순진한 철수씨. 그런 그에겐 국민의 이름으로 추대되는 방식이 어울릴 것 같다. 한국에 왕정이 복고될 경우, 혹은 남북 통일 이후 통합을 위한 상징적 지도자가 필요할 경우 등에 분명 그가 일순위다. 안철수가 대단히 전략적이고도 치밀한 계산을 하는 인물로 해석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번 사퇴도 그런 선택의 결과로 보는... 그건 아닌 것 같다.

  " ... 안 후보가 처음 후보직 양보 또는 사퇴를 이야기한 것은 지난 21일 텔레비전 토론 이후부터였다고 한다. 안 후보 쪽 핵심 관계자는 “텔레비전 토론 당시 문 후보가 자신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과 내용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 후보가 그 이후부터 후보직 사퇴와 양보부터 각자 후보를 등록하는 경우까지 모든 방안을 놓고 깊은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캠프의 전략가들은 안 후보에게 텔레비전 토론 직전까지 문 후보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문 후보를 참여정부의 실정과 연결시켜 공격할 소재들을 상당수 건넸다고 한다. 안 캠프의 정책 쪽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막상 토론에 들어가서는 그런 내용들을 거의 제기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안 후보는 전날 텔레비전 토론 사전연습 과정에서도 문 후보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주문하는 요구에 불편한 표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씨가 정치적 활동을 계속 할 수는 있다. 민주당이건 어떤 정당이건 "국민들" 마음에 흡족할 리가 없기 때문에, "구태"는 항상 남아 있을 테니까, 안철수는 언제든지 "국민의 이름으로" 호명될 것이다. 구원자, '오실 메시아'로... 하지만 그가 땅 위로 내려 오는 순간 그의 구원의 능력은 의심을 받는다. 안철수 딜레마... 영원히 안티테제로 남을 수밖에 없는... 그것도 한국 정치에 대한 기여라면 기여다. 아니. 그만이 할 수 있는 기여다. 중요한...

페이스북에는 이렇게 적어 놓았다.

"어쩌면 안철수는 정치를 하지 않음으로 정치를 하는 사람, 혹은 정치를 하지 않을 때 정치를 더 잘하는 사람이 아닐런지... 그게 안철수의 한계이자 또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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