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좀 다른 맥락에서 겪은 몇 가지 일을 종합하면 이런 내용이다: "사회학은 언제 사회학인가? 사회학/비사회학의 경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빌레펠트대 Japp교수가 Beck의 "Weltrisikogesellschaft"
라는

책을 신랄(辛辣)하게 깐 '서평'을 오늘 읽었다. 그 서평은 이렇게 시작한다. "벡의 이 책은 참 서평쓰기 곤란한 책이다. 사회학 저널, 특히 서평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저널에 사회학자로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 책은 사회학 저서가 아니다. 이걸 사회학 신간 서평이라는 틀 안에서 쓰려고 하니 곤혹스럽다." 뭐, 대략 그런 내용... (벡의 일련의 작업이 과연 사회학인가에 대해서는 '우리' Bora 선생도 지나가면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 Bielefelder들에게 사회학이란 과연...? Luhmann이 사회학인가? 라는 질문도 여기 저기서 하고 있을 것 아닌가... 도대체 사회학의 경계는 어디에?). 벡의 이 책은 박미애 박사의 번역으로 곧 한국판이 나올 모양인데, 우연히 본 소개 기사를 보니 찬사 일색이다. 그렇다. 그 정도만 해도 사회학으로선 충분한 것이다. 특히, 한국적 맥락에선...
좀 다른 맥락에서... 며칠 전에 만난 Simmel 전공 선배는 짐멜의 에세이식 글쓰기에 대해 찬사를 날린다. 사실 짐멜의 에세이를 하나도 제대로 읽지 않았으니 사실 이러쿵 저러쿵 하기가 좀 '거시기'하지만, 에세이란게 그냥 근거를 대기 힘드니 상상의 나래를 펴서 한 번 써보자꾸나, 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하이데거가 횔더린의 시를 극찬했다고 하던가... (잘 모르는 얘긴 꺼내면 안되는데, 그냥 내 블로그니까...) 때로는 학술적 언어의 세계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답답함이 문학의 세계, 혹은 종교적 세계로 인도하는 지도 모르겠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 그러니까, 쌓이고 쌓인 것들이 시의 세계, 혹은 탄식으로 터져 나오는 건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불충분한 지식, 정보에 근거한 개똥철학, 역사소설을 학술적 글쓰기랍시고 내세워서는 안되겠다. 반드시 벡, 짐멜이 그렇단 얘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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