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는 그 동안 일본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주로 쓰였다. 허나 생각해보면 한국인 대부분은 일본보다 오히려 중국에 대해서 더 적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먼 과거 속의 중국이 아닌 '현대' 중국에 대한 지식 그리고 이해 말이다. 싸이버 공간에서는 중국을 희화하하는 이른 바 '대륙'의 엽기적 사진 혹은 사건들이 주의를 끌 뿐이고, 제도권 언론에서도 실체나 그 심각성을 확인하기 힘든 중국의 혐한증을 크게 보도하는 등, 현대 중국에 대한 우리의 담론은 그 깊이가 너무 얕은 것은 아닌지... 경제는 자본주의, 정치는 사회주의, 경제 발전 속도가 빠르지만 여전히 우리 70년대 수준의 '후진국', 그 정도 아닌가? 반면, 다른 극단도 있다. 중국이 좇아오고 있고, 우리를 곧 추월할 것이라는... 위기 없이는 굶어 죽는 정치 커뮤니케이션은 노무현 정부 때 바로 '우리 턱 밑까지 쫓아 온 중국'이라는 그림을 그리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이런 이중적인 시각은 중국에서 살면서 '사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나 잠시 중국을 방문, '구경'하고 온 이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우리는 대개 이미 알고 있는 것에 기초하여 낯선 것을 이해하게 되는데, 중국에 대한 국민적 프레이밍이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최근에 한국을 방문했다는 왕후이(49) 중국 칭화대 교수(중문학)의 한겨례 인터뷰 내용을 일부 옮겨 둔다.
“오늘날 중국 정부가 펼치는 정책을 사회주의적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사회주의가 국가·사회의 운영원리가 아니라, 국가 이데올로기가 됐다는 지적은 타당하지요.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은 오늘날의 중국에도 여전히 사회주의의 유산이 현실을 규정하는 힘으로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중국 사회에 작용하는 사회주의의 유산으로 △세계 경제로부터 상대적 독립성을 유지하는 경제 시스템 △국제관계의 대외적 자주성 △제3세계와의 우호·선린 관계 △평등·자율성에 대한 인민의 강한 요구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 인민들 사이에 깊게 뿌리내린 평등에 대한 감수성은 급격한 시장개혁을 통해 양산된 부패와 불평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왕 교수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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