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 유학생들과 교류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중국에 대한 내 이해의 폭이 좀 넓어진 것 같다. 물론 아직까진 매우 단편적인 지식 혹은 인상에 불과하겠지만, 누가 알랴 나중에 본격적으로 다뤄 볼 일이 생길 지... 생각나는 대로 그런 지식, 인상 모아 놓을 생각이다.
우선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십편의 한국 드라마를 섭렵한 Ting은 최진실을 가장 좋아하는 배우였다고 꼽았는데 자살했다며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심지어 옷도 한국에 직접 주문해서 입는다고 하고, 옷을 주문하는 그 한국 사이트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국어를 배울까 생각중이라고 할 정도... 남녀를 불문하고 '김치'를 상당히 좋아한다. 만들어 먹는다는 학생들도 있으니.. 참고로 이들 출신은 상하이, 텐진, 난징, 우한 등 다양한 편이다. 도대체 언제부터 김치가 중국에 이 정도로 확산되었는지 참 신기한 따름이다.
정치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Xin이 전언에 따르면 공산당 일당 지배체제에 대해서는 불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인 것 같다. 그렇다고 당장 서구적 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또 꺼리는 편이다. 어떤 대안이 있을지, 적어도 그 친구는 많이 생각해 본 것 같진 않다. 공산당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직접투표가 아애 없는 것도 아니란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직접선거로 뽑는 모양. 또, 1989년 6.4. 천안문사건 때 죽은 학생 수가 만명 가까이 된다는 얘기도 있는 모양이다. 영문, 한글 위키피디아를 보니 사망자 수에 대한 주장은 2,3백명에서 5천명까지 그 편차가 매우 크다. 여하튼 대륙인들 스케일은 어디로보나 크다. 티벳사태 같은 등 중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독일 등 서구 언론들이 너무 편중된 시각으로 보도한다며 불만이 많았다. 한국에서도 그렇단 얘기를 전해 들은 모양이다. 허나 중국에 '혐한'감정이 있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한 친구는 중국에 민주주의는 시기 상조라고 대놓고 얘기한다. 인구 80%가 세상사에 무지한 농민이라는게 그 이유. 80년대 이후 자본주의를 도입하고서도 일당지배체제를 유지한 것은 잘 한 선택이었다고 얘기한다. 물론 부패등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지만... 천안문사건이 처음에 부정, 부패에 대한 저항이어서 긍정적으로 보았지만, 나중에 변질된 측면이 있다는 얘길를 들을 땐, 왠지 묘한 기분. 많이 듣던 논리 아닌가? 그리고 오히려 천안문 사건이 그 이후 사회를 더 움추르게 만들었다는 비판까지 덧붙이는 걸 보면... 우리 독재시대와 다른 점은 어쩌면 젊은이들, 나름 지식인들이 반정부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싶다.
남녀간 양성 평등은 훨씬 강력하게 자리잡힌 것 같다. 남편이 요리를 전담하다시피하는 경우가, 심지어 아버지 세대에서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여학생들이 술은 거의 즐기지 않는다고 한다. 남녀평등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할 지... 한국 여성들이 성차별받는 부분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야 대개 인정하지만, 많은 경우 지구 어느 곳에서보다 더 씩씩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가. 예를 들어 술자리에서 (cf. '엽기적인 그녀').
그 친구에겐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때리는 장면이 눈에 띄나보다. 가정에서, 친구들 사이에, 경찰서에서... 어디에서나 때리는 장면이 등장한다고. 비록 많은 경우 장난스러운 설정이지만... 흠. 가벼운 폭력은 용인하는 그런 사회인가? 폭력으로 치면 미국영화도 만만치 않은데, 그런 영화에선 오히려 총질처럼 폭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cf. 'no country of old man'). 일상생활에 스며든 미시폭력, 다른 사회에서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 우리 사회엔 정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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