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9일 목요일

<싸구려 커피> (장기하와 얼굴들, 2008)



'장기하'라... 이름을 들어보긴 한 것 같은데, 이 양반(들) 노랠 찾아서 들을 생각까지 한 건 순전히 오늘 메일로 받아 본 창비주간논평에서 이들 얘길 읽었기 때문 ('인디음악의 역습'). 6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록 노래 부문,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남자 부문, 올해의 노래상을 받아 3관왕이 되었다고...
한국 '현대 음악'이 다양해지는 풍경을 구경하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다. 지난 2월에 나왔다는 앨범 《별일 없이 산다》을 '구해서' 들어보니 독특한 가사가 우선 신선하고 음악도 나름 색깔이 있다. 모던한 복고풍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기존 인디음악보다는 좀 더 '트로트' 쪽에 가까이 가있다. '뽕짝필 인디'라고 할 수 있을지... 잠깐 찾아 보니 어떤 소개글에 이런 문구가 있는데 매우 적확한듯. "...옛날 대중 가요의 영향을 흠씬 받은 소리에 일상 생활의 구질구질함이나 연애 상황의 찌질함 등을 말 같이 노래하는 특유의 창법으로 담아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인디음악의 분화를 보여주는 사례일까? 허나 생각해 보면 그런 쪽 - '봉짝 인디' 혹은 'b급 인디'라고 할 수 있을 ... - 을 선점한 이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황신혜 밴드'. 명곡 반열에 올려 주고 싶은 노래 '짬뽕'을 들어 보았는가? 그에 비해 장기하와 얼굴들... 약간의 신선함이 없진 않으나 그 깊이가 깊지 않은 것 같고, '싸구려 커피'에서 보여 준 그 재치가 변주될 수 있을 지 의심이 간다.
내친 김에 유튜브에서 '짬뽕'을 찾아보니 올라와 있다. 누구 '작품'인지는 모르겠지만, b급 음악에 걸맞는 b급 뮤비를 '지대로' 만들었다.

덧: 뮤비 마지막에 Directed by Takashi Nemoto라고 나오네. 1997년작인 모양이고. 이렇게 묵은 노래인줄 몰랐음을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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