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1일 일요일

On the Nature of Daylight (Max Richter, 2004)



이 곡을 작곡한 Max Richter는 에딘버러 대학에서 작곡, 피아노를 공부했고 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곡가, 피아니스트다. 이름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독일 태생 (1966년생). 이 곡은 'The Blue Notebooks' (2004)라는 독특한 앨범에 수록되어 있다. 왜 독특? 어떤 여성이 말하면서 타자기를 치는 듯한, 그러니까 창작 장면을 연상시키는 소리가 앨범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까닭이다. 사실 그 여인네는 책을 읽는 것인데, 그 책은 카프카의 'The Blue Octavo Notebooks' 와 - 어떻게 불러줘야 할 지 모르는 - Czesław Miłosz의 'Hymn of the Pearl and Unattainable Earth'라고 한다. 이 곡 제목은 우리말로 '햇볕[日光]의 성질에 대하여' 정도로 번역될 수 있으려나... 2월을 보내며 어울릴만한 노래를 하나 올리려고 하던 참에 생각난 곡. 비가 흔한 요즘 독일 날씨엔 어울리진 않지만... 늦겨울, 혹은 초봄 어느 날, 차가우면서도 따뜻하기도한 그런 햇살을 맞는 분위기 아닌가? 유투브에서 찾은 영상은 하지만 너무 우울한 사진으로만 온통 도배질을 해놨다. 하지만 카프카가 앨범의 주된 모티프임을 고려한다면 그게 작곡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에 더 가까운 해석일지도... (아래 앨범 표지 사진을 보면 그런 혐의가 더 짙어진다). 어쨌거나 2009년 2월은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고, 난 그걸 핑계로 '적당히' 우울해지고 싶을 뿐이고...

[덧붙임: 이 앨범을 여러 번 들어보니 '우울한 분위기'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윗 영상이 앨범의 느낌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 어떤 곡 끝날 쯤엔 까마귀 소리도 들린다. 곡들이 골고루 좋은 것 같진 않고, 역시 On the Nature of Daylight 이 곡이 가장 낫다. 20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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