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회학과는 황창규(59) 전 삼성전자 사장(현 지식경제부 지식경제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 단장)의 초빙 교수 임용에 필요한 제반 행정절차 중단을 본부에 요청했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회학과 대학원생들과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등은 성명을 내고 '삼성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를 방기하고 노동자들의 단결권을 탄압하는 등 비윤리적인 경영방식을 채택했다'며 황 전 사장의 임용 중단을 촉구했다"고 한다. 그런 주장이 결국 관철된 것이다. 다음은 교수진의 입장을 밝히는 글 중 일부다.
"황창규 박사의 초빙을 ‘노동을 버리고 자본의 편에 서는’ 것으로 읽어내는 시선으로는 사회학을 결코 20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으로부터 구제할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황창규 박사를 초빙하고자 했던 것은, 반도체 혁명을 일으킨 그 혁신의 에너지와 지혜를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선보이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좀 더 현장에 가깝게 가져가고자 함이었다. 이 뜻이 공유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회학과는 노동과 자본,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지역과 세계, 남성과 여성 등의 이분법적 범주를 초월하여, 사회적 문제와 해결책을 연구하고 논의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적 파트너를 위한 초대의 자세를 갖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사회학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일부 학생들의 행동으로 인해 왜곡된 데 대하여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
이런 입장에도 공감이 가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혁신가, 경영가 뿐 아닌 현장 노동자나 기타 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를 초빙교수로 초빙할 계획이 있었거나, 적어도 그런 분위기라면... 그렇지 못할 때 "이분법 범주 초월" 같은 얘기는 매우 공허하게 들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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