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천박한 지식은 인간의 정신을 무신론으로 기울게 하지만 지식을 쌓아가다 보면 정신은 다시 종교로 되돌아온다.”(프란시스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에서.)
『종교적 믿음에 대한 몇 가지 철학적 반성』(책세상, 이태하)
“종교란 철학에 의해 부정되고 계몽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종교란 하나의 현실이며, 현실을 부정하는 철학은 말장난에 불과한 지적 유희로 흐를 수밖에 없다. 종교가 구체적인 삶의 양식이라면 철학은 삶의 양식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를 밝히는 반성적이며 비판적인 작업이 되어야 한다. 철학은 이러한 반성적이며 비판적 활동을 통해 종교의 정체성을 밝힘으로써 종교를 더 종교답게 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과학과 종교가 경쟁적인 관계에 있지 않고 서로 구별되는 영역에서 기능한다면 동일한 대상에 관한 상이한 설명 체계라는 점에서 그들 간의 관계는 보완적(supplementarity)이라기보다는 상보적(complementarity)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은 경험적인 현상들을 정확하고 엄밀하게 설명함으로써 사건들의 원인을 추적하지만, 신학은 사건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므로 우리가 경험적 세계에 관한 지식에 머무르지 않고 그것의 활용에 관한 지혜를 얻으려 한다면 과학적인 설명뿐만이 아니라 그것과 상보적 관계에 있는 종교적인 설명이 필요하다.”(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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