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9일 화요일

도덕경제

 'Moral Economy'

Moral은 일반적으로 '도덕적인, 도덕과 관련된' 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경제분야에서는 이 단어 뒤에 Economy가 붙어서 '도덕경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도덕경제는 선량함(goodness), 공정(fairness), 평등(justice)에 기초한 경제구조를 의미합니다. 이 개념은 18세기 말 역사학자 에드워드 팔머톰슨이 최초로 체계화한 개념입니다. 당시 영국 농민들이 불공정한 폭리를 취하는 상인들에 대항해 소요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는데요. 상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당시 시장경제와는 다른 시스템이었던 Moral Economy는 농민의 생존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윤리를 우선시 한 경제구조였습니다. 이러한 윤리는 농촌사람들 사이에서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농촌에는 위기에 처한 타인을 돕는 제도가 만들어져 왔습니다.하지만 그 후 시장경제의 부흥으로 잊혀졌던 도덕경제가 2013 다보스포럼에서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Moral Economy가 또다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칼 폴라니라는 비주류 경제사상가의 이름이 세상에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칼 폴라니는 당시 주류였던 시장경제 시스템을 비판하고, Moral Economy를 강조한 인물인데요. 그는 경제활동을 교환(exchange), 호혜성(reciprocity), 재분배(redistribution) 세가지 형태로 나누어봤을 때 시장경제는 단지, 교환의 한 형태에 불과한 불완전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호혜성이나 재분배와 같은 도덕적 경제활동, 즉 Moral Economy는 전근대적인 것이라며 맞섰지만 칼 폴라니는 그것이 교환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또한, 그는 규제없는 시장경제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같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불안정한 시스템이라고 언급하며, "보다 안정적인 Moral Economy가 구축될 수 있도록 사회 자체적으로 제도와 규제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신자유주의의 호황과 함께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경제는 또다시 무너졌고 Moral Economy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점에서 열렸던 2013 다보스 포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거론 된 방안들 중 하나가 Moral Economy였던 것인데요.  특히 다보스 포럼 현장에서는 Moral Economy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꼽았습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한 전문가는, 모든 인간이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것을 존중할 수 있어야하고, 경제 구조로 인해 이것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사회 구성원들이 공익을 위해 활동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한 사회분위기가 형성되면 '공익'이라는 말 그대로, 사람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힘쓰게 되고 정치, 경제적 문제해결도 원활히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필수요소는 책임의식입니다.우리가 하는 경제활동이 우리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임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과연 Moral Economy가 세계 경제의 역동적 반등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까요?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Moral Economy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는 동시에, 안정적인 경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세계적으로 폭넓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불확실성으로 가득한 2013 글로벌 경제. Moral Economy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연구와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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