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적인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능력을 갖추었다. 전달하려는 전문적 지식이 개인적 경험, 삶 이야기와 잘 맞물려서 '씨너지' 효과를 낸다. 심리학과 동료였던 하버마스 아들이 '수줍고 착실한 생리심리학'자라거나, 악셀 호네쓰가 하버마스의 사위라는 주변적인 정보를 흘리는데, 일종의 '후광효과'를 노린 것이리라. 그렇듯 자기 자랑격인 얘기들이 적지 않은데 동시에 중간 중간 솔직한 내면을 드러내기도해서 그렇게 밉상스럽게만 보이지 않는다. 얄미울 정도로 독자를 울렸다 웃기는 능력.
세상엔 세 종류 교수가 있다고 소개한다 (p.128). 1. 어려운 이야기를 무척 어렵게 하는 교수 2. 아주 어려운 이야기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사람. 3. 정말 쉬운 이야기를 아무도 못 알아듣게 설명하는 사람. 그러면서 스스로 두 번째 부류에 속한다고 자부함을 감추지 않는다.
가장 부러운 점은... 자신이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것이 지금 한국 상황, 맥락에서 아주 잘 수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과 기업과 정부와 각종 매체에서 와달라고' 조른다는 얘기를 떡하니 써 놓을 정도로...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하는 얘기에 세상이 귀를 기울여 주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 지식인에게 또 있을까...
흠. 그러고 보니 자기 자랑이 좀 심한 편이긴 하다. 자기 자랑 심하기로는 김용옥을 따라 갈 이가 드물텐데, 그의 경우 '학벌 컴플렉스'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다 (경기고, 서울대). 하지만 그역시 감출 법한 얘기 - 학벌 컴플렉스를 포함해서 - 도 곧잘하며, 스스로에 대해서 충분히 성찰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는 자기 자랑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도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이 책에서도 그런 냄새가 낸다.
이 양반은 스스로 'B&G'를 하며 논다고 소개한다. 풀이한즉슨 '뻥 앤 구라'. 몇 가시 실례도 소개하고 있고... 입담이 좋은 것, 자기자랑,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설명하는 능력, 구라, 뻥... 구분하기 힘든 얘기들이다.
p.s.) 본문 중에 "창의성의 원천은 '낯설게 하기'에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얘기를 여러 방식으로 변주, 적용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술, 학문의 이해나 글쓰기 등에도. '놀람'의 효과를 줘야 한다.
랜덤 블로그를 하다 한글 블로그를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인데 우연히 이렇게 만났습니다. 반갑습니다.
답글삭제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에선 전혀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연결되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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