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라디오스타, 김현식...

쓸까 말까 마음과 머리 속에 맴돌던 생각을 누군가 가지런히 정리해줬다. 품을 덜어 준 데에 대한 고마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동지'가 있다는 반가움이 교차한다.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이라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라디오스타' 얘기다. 사실 이 둘이 내가 가장 '사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무릎팍도사'는 한 마디로 웃기는 토크쇼인데, 가장 한국적인 토크쇼 컨셒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웃음, 인생, 솔직, 감동 등이 섞여 있는...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출연자, 아이템, 배경은 바뀌지만 대개 매번 분위기가 비슷하고, 대본을 좇아간다는 느낌을 주는데 반해, '무릎팍 도사'는 출연자에 따라 분위기가 확확 바뀌어서 'Interaktion' 상황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재료이기도 하다. PD 입장에선 위험성이 높은 컨셒이고, 실제로 지루한 경우도 가끔씩 있지만, 이런 방송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라디오스타'를 왜 좋아하는지는 오마이뉴스 기사로 대체한다: "라디오스타"가 고품격 음악방송인 이유. MBC 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감상기"

위 기사에도 언급되지만 어젠 이승철, 봄여름가을겨울이 출연해서 진행자 4인방과 함께 김현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김현식을 다시 봐야 할 것 같은... 사실 아주 꼼꼼하게 들어보진 않았지만, 그가 부른 노래들은 너무 많이 들어서 지겹거나 (사랑했어요, 비처럼 음악처럼, 내사랑 내곁에...), 다른 사람이 불렀을 때 더 좋은 노래들이거나, 아니면 나머진 그저 그렇다. 결국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현식 곡은 - 다시 '검토'해봐도 - 하모니카 연주곡인 '한국사람'이다 (언젠가 이 블로그에 소개한 바 있는...여기). 어제 '라디오스타'에선 '인간' 김현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름 일가를 이룬 이승철, 봄여름가을겨울에게서 절대적인 사랑과 존경을 받는 선배 가수. 야, 그 사람이 저 정도였나, 싶은... 

올릴만한 곡을 찾던 중 그나마  낫다 싶은 노래가 '쓸쓸한 오후'. 지금처럼 비오는 늦가을 오후에 어울린다. 김종진의 첫 작품으로 김현식 3집 (1986) 10번 트랙으로 실렸는데, 그 배경에 대해선 어제 방송을 참조하시라. 1986년도에 저런 세련된, 혹은 앞선 음악을 쓸 수 있었던 김종진씨에게 박수를. 짝짝. 문제라면 그 이후에도 크게 진보된 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무식하니까 이런 용감한 발언을...^^). 그래도 이 노래는 '늘어지는' 김종진 목소리가 더 어울린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