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13일 수요일

올림픽을 지켜보며 중국 생각

TV가 없는 탓에 내가 지켜보는 것은 인터넷이 보여주는 올림픽이다. 생생한 현장은 못 보고 있다. 어쨌든 인터넷 혹은 IHT 지면을 통해서 올림픽을 관찰하는 내 심정은 복합적이다. 중국인들의 과도한 자부심이 빗어낸 여러 사건들이 언론에 소개된다. 과도한 인민통제, 대기정화에 쏟아붇은 눈물겨운 노력, 빈민가를 가리는 장벽, 개막식에서 립싱크한 소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폭죽장면의 삽입 등등. 본질적으로 1988년 한국에서 경험한 것과 다르지 않지만 이제 그런 시기를 넘겼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선은 서구인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내심 '중국때리기'를 즐긴다. 하지만 IHT 같은 미제 언론에서 그런 얘기를 읽을 때는 그리 유쾌하지 않다. 어쩔 수 없다. 팔은 안으로 굽을 수 밖에... 중국인들의 '오버'해서 표출하는 자부심은 열등감의 이면이다. 중국 정도면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은가? 아편전쟁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단 말인가? 졸부티를 내거나 혹은 졸부도 아니면서 허장성세를 부리기 보다, 좀 가난하더라도 긴 역사와 전통이 남겨 놓은 아우라를 현재화한 선비의 모습을 가질 수는 없을까? 그러고 보면 중국에도 선비전통이란 게 있는 지 모르겠다. 아니면 유교정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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