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먹는 것에 그리 큰 욕심을 내지 않는 편이다. 이왕이면 가진 재료로 맛있게 해먹으려고 하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고마울 따름이지만, 그 이상 기를 쓰고 찾아나서지는 않는 것이다. 몇 시간 차를 타고 나가서 식재료를 구해오기, KFC를 찾아 옆도시로 원정가기, 베를린에서 도너츠 사오기 등등, 모두 내게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또 경쟁하는 걸 싫어해서 승부가 걸려있는 운동경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다 참여하게되면 은근히 욕심을 부릴 때도 있고, 또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는 편이긴 하지만... 여럿이 어울려 하는 축구, 배드민튼, 탁구, 테니스 같은 운동도 승부없이 그냥 열심히 치고, 때리고, 달리는 것을 더 좋아하지, 승부가 결정되기까지 그 긴장감을 즐기진 않는다. 졌다고 두고 두고 분해하거나, 이길 때까지 하려드는 사람들, 잘 이해하지 못한다. 도올 선생이 올림픽에 '즈음하야' 쓴 글을 읽다가 든 생각이다.
『논어』를 펼치면 「팔일」편에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이 실려 있다: “군자는 다투는 법이 없다. 그러나 굳이 다투는 것을 말하자면 활쏘기 정도일 것이다. 상대방에게 읍하고 사양하면서 당에 오르고, 또 당에서 내려와 벌주를 마신다. 이러한 다툼이야말로 군자스럽지 아니한가!”(君子無所爭. 必也射乎! 揖讓而升, 下而飮. 其爭也君子.) (...) 공자는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활쏘기는 잘잘못의 결과로써 항상 자신을 반성케 만들 뿐이라는 것이다(射求正諸己). 타인을 탓할 건더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흐흐. 그렇담 이 몸은 군자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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