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5일 월요일

중국 혐한(嫌韓)은 예고된 것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인들이 보인 반한감정에 놀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 혐한 분위기의 근원을 두 나라 관계의 역사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흥미롭고 설득력도 있다. 전문가가 쓴 글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거칠기도 하지만, 이만한 글도 - 인터넷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 한국언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 많은 중국전문가들은 다 뭐하시나? 물론 이런 진술을 학술적 코드로 판단할 일은 아니다. 학자들이 쓴다면 대국민 서비스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내용을 일부 발췌해 놓는다.

과거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을 아주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호감의 밑바탕이 한민족이 역사상 중국에게 별로 대든 적이 없이 중국의 충실한 꼬붕 노릇을 했다는 경험이라는 점이었다. 단채 신채호는 중국의 주변 민족이 모두 한번 씩은 중원을 차지해 황제 자리에 올라 한족을 지배했으나 오직 조선 민족만이 중원을 차지하기는 커녕 소중화를 자부하면서 한족의 노예 노릇을 자청했다고 한탄했다. (...)
중국인들은 과거 중국의 속국이었고 유교문화에 깊숙하게 빠졌으며, 중국에 반항한 적이 없다는 이유가 한국을 좋게 본 밑바탕이었다. 여기에 한국의 경제성장은 개혁개방을 통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려는 중국 입장에서는 하나의 모델이었고, 마침 한국 드라마와 가요 등도 보고 듣기에 좋으니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당시 중국인의 한국인에 대한 감정은 부러움과 멸시감이 묘하게 복합된 이중적 양태였다. 단 우리 눈에는 부러움만이 부각됐을 뿐 멸시감이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
그런데 중국이 한국과의 교류가 급격하게 늘면서 자세하게 보니 그들의 원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됐다. 우선 중국인들은 한국을 역사적 '꼬붕'으로 봤는데, 한국인들은 중국을 야만인으로 멸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 여기에 중국 안의 의도적인 혐한류 조장도 한 몫을 했다. 특히 중국 연예오락계를 중심으로 한 혐한류 조장이 최소한 5년전부터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중국 연예계는 한국 드라마와 가요가 중국 시장을 장악하자 큰 피해를 봤던 것이다. (...) 반한류 움직임이 좀 더 복잡하게 전개된 것은 중국 정부의 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 정부는 강대국들의 패권을 분석하면서 단지 무력이 아니라 소프트 파워, 즉 문화 권력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어떤 민족을 지배하는데 단지 무력 만으로는 부족하며 문화적 동화가 훨씬 더 위력적이라고 본 것이다. 정권적 차원의 반한 감정은 더 큰 문제 중국도 자신의 소프트 파워로 아시아를 장악하고 싶은데, 한류가 중요 경쟁 상대였다.

열등감과 자부심의 기묘한 결합이라고 봐야 하겠다. 컴플렉스는 적게 가질수록 좋다. 개인이든 민족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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