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들의 궤변, 말뒤집기,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 때문에 적지 않게 받았던 스트레스는 한국 언론기사 좀 덜 보았더라면 줄일 수 있었을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장 환율 변동이 심상찮고, 제2의 IMF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면 이건 스트레스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더 '실용적'인 빛을 발하는게 바로 원칙이다. 원칙 --> 예측가능성 --> 신뢰. 오늘자 "프레시안" 기사 중에서 몇 구절 모아봤다. 도처에 깔린 원칙부재, 신뢰상실... 이렇게 수가 낮은 이들이 2008년 한국을 지휘하고 있다는 걸 여전히 믿기 힘들다. 코미디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당사자들은 진지하지만 무슨 이야기든 내뱉기만 하면 관중들은 자지러지게 웃거나 또 울기까지 하는 그런 희비극, 블랙코미디, 허무개그. 각색할 필요도 없어서 천하의 채플린이나 마이클 무어가 와도 손 댈 곳이 없을 그런... 신은 공평하시다. 아무나 갖는 그런 재주가 아니지 않은가. 허나 그들은 그 소중한 천부적 재주를 엉뚱한데서 부리고 있다. 2008년 대한민국 비극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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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가장 고역스럽고 모멸스러운 게, 이명박 집단이 정권으로 들어선 이후부터 줄곧 행하고 있는 수없이 많은 궤변들이다. 끊임없는 말 바꿈과 말 비틀기인 궤변들, 그 궤변으로 정치, 경제, 사법, 종교, 정부행정을 몰아가고 있는 지독하게 착란적인 현실이 두렵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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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일 중단된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관련해 "여건이 조성되고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 장관은 대운하 사업이 중단된 것인지 취소된 것인지 분명히 해달라는 요구에 "대통령의 특별담화 이후 민자사업을 전제로 추진하려던 대운하 사업은 중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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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위기' 피하려 '경제위기' 말할 때는 언제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위기설을 최초로 언급한 사람은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다. 그리고 옆에서 추임새를 넣은 인물은 이 대통령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 불과 얼마 전까지 스스로 위기감을 조성해 온 청와대와 정부가 지금와서 '걱정 말라'고 외치는 건 매우 부적절한 방식이다. 정부와 권력자의 조변석개에 신뢰만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경제위기는 정치위기의 정확한 반영이기도 하다. (...)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사실 '경제위기'는 경제적 용어라기보다 정치적 용어이다"면서 "경제위기는 바로 정치위기다"고 한 건 그런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집권세력에 대한 '신뢰'는 대단히 중요한 내부적 요인이 된다. 김 교수는 "외부 환경이 좋지 않아도 정치적 신뢰가 있으면 국민들은 IMF 때처럼 장롱 속 금이라도 내놓는다. 하지만 신뢰가 깨지면 정책을 만들기도 어렵고 집행하기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문제의 핵심을 '신뢰 상실'에 두고 강만수 장관 경질을 요구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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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의 '돌발영상'이 소개했던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의 강연은 라이브코미디 혹은 허무개그의 한 획을 긋는 역작이다. 국회의원 시절 황우석 사태 때도 소신발언하는 등 나름대로 괜찮았었는데... 近墨者黑인지, 아니면 그동안 흰 척 하고 있었는지... 찾아보니 벌써 유투브에 올라와 있다. 역시 명작을 알아보는 눈은 있는 법. 아래에 붙여 놓는다.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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