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쯤 전 학문에 投身한 (<-- 적어도 현재 상태로 보아 ^^) 이들과 더불어 늦은 밤까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어찌하다 "Lebensthema"가 話題가 되었다. 생각해 보니 이영미라는 대중가요 연구자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가수들 사생활이나 무대 뒷얘기를 들려주는 이들이 평론가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던 시절, 그이는 최초로 대중가요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했던, 한 마디로 '선구자'였다. 이미 내가 한국에서 대학다니던 시절에 정태춘 평전 두 권을 냈으니까.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났건만 여전히 미발전 분야로 남아있는 것 같으니, 혹 이런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이라면 도전해 봄직한 것 같다. 책 한 권만 내면 전문가 대접을 받을 수 있을 것...)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이라도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과감하게 개척할 수 있는 삶. 멋지지 않은가? 그런 주제를 가지고 있는가? 삶을 던질만한 그런 주제? 그런 얘기였다.
학문적 인생을 관통하는 테마를 가졌던 사회학자 중 일인인 루만 선생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대가들은 대개 그런 주제를 가졌던 것 같다. 막스 베버를 보라. 그의 평생 화두는 '왜 자본주의가 서구에서 발생했는가']. 학자 이전 그의 인생경력을 볼 때 '사회학자 루만'은 약간 어색하기까지도 한데, 어쨌든 사회학에 투신한 이후 그는 '사회학', 정확히 사회에 대한 이론을 바꾸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 같은 발언에 비하자면 터무니 없이 소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사회학자로서 사회학을 바꾸는게 목표라고 얘기하는 것도 꽤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그런 꿈을 어느 정도는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30년짜리 Lebensprojekt를 '거의' 완성했고, 전무후무할 사회이론의 거봉이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루만 이전과 이후로 사회학을 나누지않으면 안 될 정도로 대단한 변화를 가져온 것 같진 않지만... 어쨌든 루만은 평생을 걸만한 주제를 발견했고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던언컨대 'super'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난 그렇게 투신할만한 Lebensthema를 가지고 있는가? 새벽녘 그 대화 자리에서 얘기한 게 있긴 하지만 아직 "in making" "under construction" 상태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심장 박동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다. Lebensthema라고 하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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