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30일 화요일

壁路, 월스트리트...

왜 미국이 요새 저토록 체면을 구기고 있나. 최종 책임은 금융자본에 물어야 하는 것 같다. 그 월가 사람들... [월가란 이름은 오래 전 뉴욕의 맨해턴 남부에 인디언의 공격을 막기 위해 높은 담을 쌓았던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맑스 형님 말씀처럼 자본주의의 진화의 종착지가 '금융자본주의'이고 경제공황은 불가피하다고 소비에트 경제학 원론에 나올 테제를 반복할 수 있겠으나, 너무 큰 얘기라 불만족스럽다. 미국 은행이나 금융시장 구조가 그렇게 부실했던가? 왜 이제서 이렇게 난리법석인가? 나름대로 한 경제학 하셨던 조순 형님이 한 말씀 거드셨다. 한겨레 신문을 통해...

"미국은 원래, 금융에 관해서는 보수적인 나라였다. 미국 사람들은 원래 흥청망청하는 국민이 아니다. 그런 미국에 왜 이런 거품이 생겼는가. 그 이유는 1980년대 말부터 경제정책의 중점이 ‘메인스트리트’로부터 ‘월스트리트’로 옮아갔기 때문이다. 월가출신 인물이 계속 중앙은행 총재 자리를 지켰다. 재무장관도 월가 출신이 많았다. 경제정책의 기조는 월가의 이익이 되도록, 가급적 유동성을 많이 공급하여 자산시장을 부추겼다. 종래 경제정책의 중점이었던 산업구조, 국제수지, 사회보장, 서민생활 등은 사각지대로 물러났다.

월가 사람들은 내가 보기에는 금융에 대한 기본을 망각했다. 원래 금융업이란 남의 돈을 가지고 차질없이 운영해야 하는 기업이다. 때문에 좋은 금융가는 보수적이어야 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월가 사람들은 너무 자유롭게 자기 이익만 챙겼다. 그러다가 이번의 덜컥수에 걸렸다. 그린스펀 전 연준의장은 최근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금융에 작동해야 경제가 잘 된다는 말을 했다. 19년이나 중앙은행 총재직을 지킨 사람이 이런 글을 쓰다니,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였다. 아연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소련이 망한 후로 1990년대 미국에는 장밋빛 도취감이 감돌았다. 이제, 전쟁과 혼란의 역사는 끝났다, 자유방임을 하면 다 잘 된다, 정부는 작을수록 좋다, 경상수지 적자 따위는 문제 없다, 기업은 주가를 올리면 된다, 이런 식이었다. 자유화, 개방화, 민영화, 작은 정부면 그만이라는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에 확산됐다. 남미, 아시아, 러시아 등의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월가의 금융꾼들은 많은 이익을 챙겼다.

아! 그러나, 인간의 시야는 짧은데 비해 세상은 빨리 변한다. 환락이 지나치면, 비애가 온다. 미국경제가 부메랑 효과를 맞았다. 개도국이나 맞아야 할 ‘국제통화기금(IMF) 폭탄’을 미국이 맞은 셈이다.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했다. 5대 투자은행이 거의 다 몰락했다.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에이아이지(AIG)가 ‘구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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