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최근호에 여성민우회와 함께 주례사 80건을 조사한 내용이 실렸다 ['사회의 과학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을 언론, 시민단체들이 자연스럽게 가져다 쓴다. '지식사회화'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결론은 전혀 놀랍지 않다. 기사 제목만 읽어도충분할 정도로: "주례사, 조선시대 유림의 환생. 최근 사례 80건 여성민우회와 공동 조사… 성차별·가부장적 충효사상·하나 마나 한 뻔한 말들". 그렇다. 주례사가 무척이나 노골적이어서 단순한 내용분석만으로도 충분한 기사거리를 얻어낸 것 같다. 물론 같은 텍스트를 가지고서 사회학자들이 요리를 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누구에게?) 진술을 했겠지만... (정말?) 어찌되었거나 너무도 흔한 얘기는 사회학적 연구 소재로 잘 채택되지 않는다. 참고할만한 얘기. 루만이 쓴 사랑이야기(!) "Liebe als Passion"의 재료는 당대 통속 연애 소설이었다. 사회학자들은 주례사를 역사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결혼, 연예, 남녀, 부모관계, 가족에 대한 한국인들의 견해의 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테니까. 물론 사회구조 -> 의미론, 강한 인과적 관계를 전제하는 건 아니지만, 주례사 같은 일상적 의미론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사회구조와 그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아니 구조, 혹은 비담론은 의미론이나 담론을 통해서만 그 정체를 드러내니까 다른 접근방식을 상상하기 힘들다. 주례사는 심리체계의 산물이고, 심리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작동하는지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주례사는 사회적 구성물이기도 하다. 아니 사회적 구성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2008년 9월 11일 목요일
주례사 분석
한겨레
21 최근호에 여성민우회와 함께 주례사 80건을 조사한 내용이 실렸다 ['사회의 과학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을 언론, 시민단체들이 자연스럽게 가져다 쓴다. '지식사회화'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결론은 전혀 놀랍지 않다. 기사 제목만 읽어도충분할 정도로: "주례사, 조선시대 유림의 환생. 최근 사례 80건 여성민우회와 공동 조사… 성차별·가부장적 충효사상·하나 마나 한 뻔한 말들". 그렇다. 주례사가 무척이나 노골적이어서 단순한 내용분석만으로도 충분한 기사거리를 얻어낸 것 같다. 물론 같은 텍스트를 가지고서 사회학자들이 요리를 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누구에게?) 진술을 했겠지만... (정말?) 어찌되었거나 너무도 흔한 얘기는 사회학적 연구 소재로 잘 채택되지 않는다. 참고할만한 얘기. 루만이 쓴 사랑이야기(!) "Liebe als Passion"의 재료는 당대 통속 연애 소설이었다. 사회학자들은 주례사를 역사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결혼, 연예, 남녀, 부모관계, 가족에 대한 한국인들의 견해의 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테니까. 물론 사회구조 -> 의미론, 강한 인과적 관계를 전제하는 건 아니지만, 주례사 같은 일상적 의미론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사회구조와 그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아니 구조, 혹은 비담론은 의미론이나 담론을 통해서만 그 정체를 드러내니까 다른 접근방식을 상상하기 힘들다. 주례사는 심리체계의 산물이고, 심리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작동하는지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주례사는 사회적 구성물이기도 하다. 아니 사회적 구성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21 최근호에 여성민우회와 함께 주례사 80건을 조사한 내용이 실렸다 ['사회의 과학화' 현상이라고 할만하다.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을 언론, 시민단체들이 자연스럽게 가져다 쓴다. '지식사회화'라고 불러도 좋으리라]. 결론은 전혀 놀랍지 않다. 기사 제목만 읽어도충분할 정도로: "주례사, 조선시대 유림의 환생. 최근 사례 80건 여성민우회와 공동 조사… 성차별·가부장적 충효사상·하나 마나 한 뻔한 말들". 그렇다. 주례사가 무척이나 노골적이어서 단순한 내용분석만으로도 충분한 기사거리를 얻어낸 것 같다. 물론 같은 텍스트를 가지고서 사회학자들이 요리를 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누구에게?) 진술을 했겠지만... (정말?) 어찌되었거나 너무도 흔한 얘기는 사회학적 연구 소재로 잘 채택되지 않는다. 참고할만한 얘기. 루만이 쓴 사랑이야기(!) "Liebe als Passion"의 재료는 당대 통속 연애 소설이었다. 사회학자들은 주례사를 역사적으로 분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속에서 결혼, 연예, 남녀, 부모관계, 가족에 대한 한국인들의 견해의 변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테니까. 물론 사회구조 -> 의미론, 강한 인과적 관계를 전제하는 건 아니지만, 주례사 같은 일상적 의미론 분석을 통해서 우리는 사회구조와 그 변화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아니 구조, 혹은 비담론은 의미론이나 담론을 통해서만 그 정체를 드러내니까 다른 접근방식을 상상하기 힘들다. 주례사는 심리체계의 산물이고, 심리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게 작동하는지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주례사는 사회적 구성물이기도 하다. 아니 사회적 구성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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