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2일 화요일

촛불과 선비 전통

'1988~96년 서울대에서 한국철학과 한국문화사회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 '교토대학원 오구라 기조(49·인간환경학연구과) 교수가 지난 6월30일치 <도쿄신문> 석간에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에서 본 한국형 민주주의’로 눈길을 끌고 있다'고 한다 (한겨레 기사 - 촛불: 비도덕 권력 내치는 유교적 혁명.").
"오구라 교수는 <엔에이치케이>(NHK) 한글강좌 강사를 지내 일본에서 한국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조선왕조에서 성균관이라는 국립중앙유교대학의 엘리트들은 왕에게 직소할 일이 있으면 광화문에 모여 데모를 해 잘못한 왕을 바로잡았으며, 그런 전통은 지금도 살아 있다'고 지적한 그는 이 글에서 유교적 전통과 함께 반미, 멀티튜드, 휴대전화 등의 키워드를 통해 한국의 촛불시위를 분석했다. ...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그는 '일본의 유교는 혁명사상이 없는 데 비해 한국의 유교 전통은 윗사람이 도덕성이 없을 때 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질서적인 세계관에서는 어떤 관계이든 윗사람에게 도덕성을 요구한다. 즉, 한국 사람에게 미국의 존재는 너무 크니까, 큰 영향력을 주는 존재이니까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다.'"

흠. 제목이 아주 자극적이다: "촛불: 비도덕 권력 내치는 유교적 혁명." 일본과 차이가 분명하게 있긴 하고, 그럴듯 하기도 한대... 특히, 광화문의 상징 같은 것... 하지만 전통, 문화, 역사는 사실 매우 다양하고, 해석의 여지가 많아서 지나치게 인과론적으로 보려고 해서는 안된다. 거꾸로 원인을 찾으려고 마음 먹으면 무언가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유교에서 현대 한국의 현상을 설명하려는 시도는 잊을만하면 다시 등장하곤 한다. 한국에서 십여 년전부터 등장했다가 금융위기사태 이후 쑥 들어간 '유교 자본주의' '유교민주주의' 논의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뚜웨밍 교수 같은 주창자가 펄펄 살아있긴 하지만... 어쩌면 한국에서도 유교민주주의, 유교자본주의 같은 나름 독창적인 입장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맑시즘도 마찬가지고... 좀 정정할 필요가 있겠다. 좋다. 촛불시위를 유교적 혁명으로 볼 수 있다고치자. 그 주장이 근거가 최소한의 일관성은 있는 사회이론일 것. 牽强附會식으로 유교를 들먹거리지는 말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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