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30일 목요일

마광수 교수 근황을 듣고...

오랜만에 마광수 교수 소식을 들었다 (한겨레 기사). 전과2범, 20세기 한국에 태어난 게 죄라면 죄인... 한국, 한국인의 장점이 많지만 그 장점의 원천을 이루는 정서는 가족주의나 동질감 아닐까? 물론 어디 한국에서 뿐이랴. 동서고금 그런 정서는 모습을 바꿔가며 갈등, 전쟁, 살육을 일으키지 않았나,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고. 어쩌면 한국들이 배타적인 정도는 '귀여운' 수준 아닌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주노동자들 같은 당사자들이 들으면 기겁할 얘기겠지만, 인류사에서 더 극단적인 모습으로 드러난 경우가 얼마나 많이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특히 해방 이후에는 남북분단이라는 현실과 그것을 이용해 먹으려 들었던 위정자들에게 큰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없앨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현실, 또 서기 2008년에 '간통죄'가 존재하고 여전히 폐지하지 못하는 현실은 썩 잘 어울리는 현상이다 ('간통죄'가 얼마는 웃기는 짜장, 짬뽕인지에 대해선 여길 참고). 성에 대한 독특한 취향을 글로 표현한 것을두고 현직 문학전공 교수를 구속했던 과단성과 작곡가 윤이상씨에게 생전에 다시 고향땅 밟을 기회를 끝내 주지 않은 그런 일관성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마교수, 그래도 좀 더 꿋꿋하게 오래 사시길 기원한다.
인터뷰 중 반가운 구절을 발견했다. 얼마전 타계하신 작가 박경리와 '토지'에 대한...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토지'를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해서 생각 한 켠에 늘 자리잡고 있던 불편함을 일거에 날려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ㅎㅎ 쌩유, 광마선생.

박경리씨는 살아있을 때부터 대가 취급을 했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난 <토지>도 잘 썼다고 생각 안해. 문장도 100% 일어 문장이야. 세 권 읽다 말았어. 애들한테 물어봐도 20권 다 읽은 경우 못봤어. 눈치보기야. 독자들도 <토지> 안 읽어놓고, 왕따 당할까봐 그 말을 못해. 통탄할 일이지.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는 후대가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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