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보편이론 탐구를 지향한다더니 그런 사고가 생물현상, 사회현상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 건지... 서울대 물리학과 최무영 교수의 성찰이다. 성공의 뒷면에 대한...
"전체 생태계를 개체에 비유하면 생태계에서 인류는 개체에서 세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위의 두 가지 가능성은 암세포와 신경세포에 비유할 수 있겠지요. 신경세포는 두뇌에서 우리 몸 전체를 파악하고 정신현상을 포함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는 메타 수준에서 인류를 포함한 전체 생태계와 우주를 고찰하게 됨을 뜻하지요. 반면에 암세포란 자신을 포함해서 전체를 파멸로 이끌고 갑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인간이 암세포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이네요.
현대사회는 사회주의보다 신자유주의로 상징되는 자본주의가 우월하다고 증언하는 듯합니다. 사회주의라는 체재(sic!)는 모두 망했습니다. 옛 소련은 진정한 사회주의와는 너무 거리가 멀었지만, 아무튼 망해서 러시아라는 자본주의 국가가 됐고 중국도 명백하게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온세계가 자본주의로 된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가 워낙 우수하고 우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필연이고 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은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사실 자본주의의 역사는 길지 않습니다. 대략 200년 남짓한가요? 길게 잡아도 300년에는 미치지 않으니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매우 짧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수백만 년이고, 역사 시대만 고려해도 수천 년이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유럽에서는 봉건체제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했고,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어느 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자본주의도 많은 모순을 지니고 있으므로 언젠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암세포는 매우 우수한 세포입니다. 생존과 번식 등 생명의 기본 속성에서 정상 세포보다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암세포가 일단 생기면 정상 세포가 사라지고 모두 암세포가 됩니다. 마치 세계가 자본주의화하는 현상과 비슷하지요. 그러나 암세포의 결말이 무엇인가요? 바로 죽음입니다. 자신만 죽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암으로 만들어서 모두 같이 죽음으로 끌고 갑니다. 자본주의, 특히 무한경쟁을 지향해서 첫째와 꼴찌로 나누는 신자유주의는 암세포처럼 우수한 능력을 지니지만 인류를 어떤 길로 이끌어가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