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3일 금요일

스마트한 근성

신자유주의 (무엇에 쓰는 물건?) 비판에서 '경쟁'은 '악'의 근원처럼 묘사된다. 방송국들이 앞다투어 만들어내는 각종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도 그런 맥락에서 비판되고. 물론 이유도 모른 채 혹은 어쩔 수 없이 경쟁의 쓰나미 속에 빠져들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니 인간다움을 놓치거나 때로는 목숨까지 포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지나쳐서 인간다움을 잃게 하거나 긍정적 가치를 포기한 채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강조하는 게 문제지 경쟁 그 자체가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결코 만만한게 볼 게 아니다. 경쟁의 대표적인 경우인 프로스포츠를 보자. 관중, 팬, 시청자들은 응원하는 팀이 늘 이기기만을 바랄까? 어떻게 해서라도? 노우! 네버!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하고,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연구하고 애쓰는 모습 보기를 원할 것이다. 난 개인적으로 근성이 있지만 '스마트'한 선수들을 좋아한다. 승부욕은 좀 다른 맥락인 것 같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우린 (누구?) 비록 당장 경쟁 속에서 뒤쳐지 있지만 근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나 팀을 응원하게 되고 때론 감동을 받기까지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넥센과 한화가 그 경우일 것이다. 지금 승률이 가장 낮은 팀인 넥센의 김시진 감독은 어제 신승을 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목메는 모습을 모였다. 경기에서 이기려고 애쓰는 선수들이 안스러웠는지... 원래 호감을 가진 감독이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감동받지 않을 수 없었다. 경쟁이란 게 원래 피곤하고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거다 (뭐 승부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 경쟁에서 앞서지 못하는 사람, 팀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경재 없는 인생은 가능할까? 한 가지 경쟁에서 이탈하면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설령... 모든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과연 행복할까? 어쩌면 그런 경우 자기와의 싸움, 자기와의 경쟁이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지... ('싸움'은 경쟁의 다른 표현인가? 그런 것 같다).
난 승부욕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쏴리~). 하지만 경쟁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 역시... 과감하게 도전하고 경쟁에 뛰어들어서 스마트한 근성을 가지고서 멋지게 헤쳐나가는 모습. 지거나 뒤쳐지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좀 잘 나갈 때는 져줄 줄도 아는 그런... 스마트한 근성!

피에수) 경쟁에 참여조차 못하고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이들도 있다. 특별한 혜택을 베풀어 줄 수는 있지만 경쟁에 참여하기는 곤란하다며... 순서를 따지자면 경쟁에 참여하여 겨뤄볼 기회를 주는 게 먼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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