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2일 수요일

"열심히 하긴 보단 즐겨라"는 얘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 때로 나 자신에게도 - 요샌 여기 저기에서 너무 많이들 해대서 신선도가 뚜욱 떨어졌다. 그렇지만 그 말이 '진리'라는 내 확신엔 변함이 없다. 오늘 기사 하나를 읽다가 그런 사례를 하나 발견했다. '나가수'의 - 그렇다. 그렇게 표현해도 좋다 - '나가수'의 김범수 얘기다. ("김범수, 뭘해도 칭찬받는 이유").


"김범수는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 아니다. 밝고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운동도 자전거,축구, 등산, 웨이크 보드 등 동적인 걸 즐기는 편이다. 인터뷰할 때도 제법 유머감각을 발휘했다. (...)

김범수는 '나가수'를 통해 많은 것을 보여주었다. 우선 자신의 발라드를 확실하게 들려주었다. (...)
김범수는 발라드 음악만 들려준 게 아니라 다소 코믹한 의상을 입는 등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여 이미지 자체를 바꿨다. 김범수는 삼바 음악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김범수의 파격적인 일련의 변신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

'오래전 주도면밀하게 기획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가수로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막연하나마 그린 적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시도나 모습들은 그런 게 반영된 거라고 본다
.'"

그렇다. 본의 아니게 애조띤 발라드만 부르게 된 가수가 평소에 가수로서 하고 싶었던 것들을 발산했던 것이다. 그런 시도가 청중평가단, 대중에게 항상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아니지만 가수 스스로는 아쉬움을 훨씬 덜 가질 것 같다. 나가수란 프로그램은 몇몇 가수들의 가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지금처럼 목청 좋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가수들만 계속해서 살아남게 된다면 아름다운 마무리를 고민해야겠지만...). 아니 평소 김범수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사람으로서 고맙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사실 가수보단 라디오방송 진행자로서 더 좋아했지만...). 즐기는 사람이 성공하는 세상! 이미 꽤 가까이 왔다고 본다. (물론 무엇을 '성공'으로 정의하느냐는 긴 논의가 필요한 주제).

즐기면서 성공한 사례로 언젠가 한 번 언급한 쿠엔틴 타란티오 감독이 있다. 그 양반은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고 하니... 그래서 나도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써서 논문 혹은 책으로 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

또 다른 사례가 '무한도전' 김태호 피티 아닌가 생각한다. 그 양반도 어떤 인터뷰에서 평소에 하고 싶던 다양한 장르를 무한도전에서 시도해 본다고 한 적이 있어서. 실제로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은 안정적으로 정착된 포맷을 크게 바꾸지 않는다. '무한도전'은 포맷의 다양성을 정체성으로 삼는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그 점을 이해하고서 즐기는 매니아 집단이 형성되어 있는 이유고...

여하튼 '최대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 일이다. 단, 전문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설 자리가 많아져야한다. 그런 세상이 좋은 세상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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