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28일 화요일

"‘개념 사전’ 집필을 시작했다. 조중사가 보조필자로 참여하고 편집자들과 매주 만나며 진행하니 반년이면 꼴이 나올 듯. '개념없는 놈'이라는 말도 있지만 세상이 뒤틀리고 나빠질 때는 반드시 개념이 먼저 뒤틀리는 법이다. 이를테면 오늘 한국의 교육이 무너진 건 교육이 아닌 걸 교육이라 하기 때문이며 교회가 무너진 건 교회가 아닌 걸 교회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자는 이른바 정명(正名)론을 통해 이름이 흐트러져 세상이 흐트러진다, 모든 사람이 제 이름을 분명히 함으로서 세상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이야말로 正名이 필요한 사회다. 보수를 보수라 하고 개혁을 개혁이라 하고 진보를 진보라 하는 게 그리 어려울까? 개념을 바로 세운 다음에야, 의견 교환을 하든가 토론을 하든가 할 수 있는데 이놈의 사회는 제 이해관계나 행동을 합리화하기 위해 개념을 뒤트는 게 오히려 일반적이다. 박정희가 제 군사독재를 ‘한국적 민주주의’라 부른 걸 시작으로, 근래 좌파 출신 386 기득권세력이 스스로를 ‘한국적 좌파’ 혹은 '현실적 진보'라 부르기 까지, 한국에서 개념 왜곡의 역사는 매우 뿌리 깊고 또 사회적 해악 또한 크다. 치우침 없이 엄정하고 간명한, 그러나 고등학생(중학생이면 더욱 좋고)이면 읽을 수 있는 개념 사전이 목표." (김규항 블로그에서)

특히, 공감 가는 부분... "오늘 한국의 교육이 무너진 건 교육이 아닌 걸 교육이라 하기 때문이며 교회가 무너진 건 교회가 아닌 걸 교회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디 교육, 교회 뿐이랴. 저들이 그토록 지겹게 들먹이는 '국민', '국민의 뜻', '선진국', '발전', '환경', '녹색 성장'... 虛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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