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일 수요일

(발전국가를 좁은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 "모든 근대 국가는 발전국가다"처럼 이해하면 그런 발전국가 개념은 별무소용이다.  좁은 의미로 이해되는 발전국가는 다른 국가 형태와 비교해서 그 차이점을 드러내야 한다.)
발전국가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 국민을 동원한다. 대개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가치가 강조된다 ("Asian value"), 이 경우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적 가치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민주주의 억압).
이런 발전국가도 변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 변화에 적응하는 국가를 adaptive state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적응 방식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싱가폴은 그 변화와 적응마저 권위적 국가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민주화 없이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적 가치에 기초한 국제적 표준을 수용하는 것이다. (각종 규제 정책, 생명윤리 등이 그런 예) 싱가폴은 국내 역량보다는 해외에서 '모셔오는' 인력이나 초국가기업 등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런 이중성이 더 강한 듯하다.
한국은 많이 다르다. 일단 민주화가 되었고, 국내 역량을 키우는 일에 더 집중한다. 그러니 국제적 표준을 수용하는 일이 더 복잡하고 어렵다. 국가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보다는 국내 연구역량을 보호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 다만 어쩔 수 없는 정도에서 변화를 수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적어도 연구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그런 것 같다. 한국은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내수시장, 국내기업 등에 대한 기대, 의존도가 높다. 국제화, 세계화 정도가 싱가폴이나 홍콩 등과 비교가 안된다는 말씀. 한국 근대화적 전통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는 다른 가치를 수용하고 내면화하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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