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28일 목요일

'오버'(과장)의 사회학

아침에 라디오 뉴스를 듣는 중 "...도를 넘어섰습니다"란 표현이 귀에 쏙 들어왔다. 도대체 언론의 이 과장하는 못된 버릇은 어디서 배운 것일까? 언론은 어지간한 일에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도를 넘어섰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언론만 그런 건 아닌 듯 하다. 정치 담론에서 현상황을 극단적인 언어를 동원해 부정적으로 기술하는 경우가 잦고, 과학 담론에서도 연구 대상이나 연구 결과에 대해서 극단적 언어가 자주 덧붙여진다. 일상 대화에서도 "과장"은 그야말로 일상적이다. 예를 들어 "너무 좋다"라는 표현은 "너무도"(!) 널리 씌여서 이젠 매우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런 "과장의 일상화" 현상은 사회구조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기능적 분화, 개인화 같은... 중심과 정점이 없고, 원칙적으로 "평등"하고 "자유"로운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확보하고, "존재감"을 "인정"받기 위한 가장 쉬운 방편이 "과장"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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